EU, 중국산 하이브리드차 수입 제한 추진…중국 자동차의 유럽 공략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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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중국과의 무역 협의를 통해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입 물량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중국산 자동차의 유럽 시장 진출 속도를 조절하는 동시에 무역 갈등을 완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수입 제한이 중국산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원산지의 하이브리드 차량에 적용될 예정이어서 구체적인 시행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시간) 입수한 계획 개요 문서에 따르면 EU는 오는 12월 1일부터 하이브리드차 수입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시행 첫해 수입 상한은 35만대로 설정되며, 이후 매년 6%씩 상향된다. 적용 기간은 4년이다.
이번 조치는 일반 하이브리드차(H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를 모두 대상으로 한다. EU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국가를 포함해 EU로 수입되는 모든 원산지의 차량에 수입 상한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적용 범위를 넓힌 것은 세계무역기구(WTO)의 비차별 원칙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국가만을 대상으로 수입을 제한하는 대신 모든 수입산 차량에 상한을 설정하되, 중국산 차량의 수출 물량도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이번 합의는 중국과 EU가 자동차를 둘러싼 무역 갈등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중국 베이징에서 이달 8~9일 경제무역협의를 진행했다. 양측은 회의 이후 WTO 규범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하이브리드차 무역에 관한 양해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협의 직후 중국산 하이브리드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의 EU 수출을 조절하는 데 양측이 공통된 이해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중국의 유럽 수출 물량이 절반 이상 줄어들 가능성도 언급했다.
중국 측은 자동차 분야 외에도 일부 유럽산 제품에 대한 무역 장벽을 낮추기로 했다. EU 측 설명에 따르면 중국이 유럽산 자동차 부품과 올리브유 등 일부 상품의 관세를 인하하면 유럽 기업들은 최소 2억2500만유로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합의는 자동차 수출입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로 볼 수 있다. EU는 역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보호하고 무역 불균형을 관리하려는 반면, 중국은 유럽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유지하면서 다른 산업 분야의 무역 협력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수입 상한이 실제로 적용될 경우 유럽 자동차 시장의 가격과 공급 구조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중국산 차량의 공급이 줄어들면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경쟁 압력을 일부 덜 수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차량을 선택할 기회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이번 조치는 한국 자동차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U가 중국산 차량의 수입 물량을 관리하면 유럽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 업체들이 경쟁하는 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 중국 브랜드의 공급 증가 속도가 제한될 경우 한국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기회가 생길 수 있지만, 모든 원산지의 차량에 상한이 적용되는 만큼 한국산 하이브리드차도 실제 제도 적용 방식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한국 자동차 기업들은 유럽에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고 있어 수입 상한의 세부 기준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가별·업체별 배분 방식과 적용 대상, 기존 무역협정과의 관계에 따라 기업별 영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부품업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과 유럽 사이의 무역 갈등이 완화되면 유럽산 자동차 부품의 중국 수출이 늘어날 수 있으며, 관련 공급망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반대로 수입 제한이 강화되거나 추가적인 무역 대응 조치가 이어지면 글로벌 자동차 생산과 부품 조달 과정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향후 관건은 EU가 수입 상한을 어떤 방식으로 배분하고 관리하는지, 중국과의 추가 협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다. 이번 조치가 양측의 무역 갈등을 완화하는 절충안으로 정착할 수도 있지만, 시행 과정에서 WTO 규범과의 정합성이나 시장 접근권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한국 기업들은 중국산 차량의 유럽 진출 변화만 주시하기보다 현지 생산 확대와 제품 경쟁력 강화, 공급망 다변화를 함께 추진할 필요가 있다. 결국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기술력과 친환경차 전환 속도, 현지 생산 및 판매 전략이 시장 점유율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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