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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화물차에 면세 경유 허용했지만…세금 불확실성에 공급업체들 ‘멈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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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고영미 기자    조회Hit 77   작성일2026-10-07 20: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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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정부가 치솟은 경유 가격으로 어려움을 겪는 화물차 운전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도로용 경유를 도로 운송 차량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정작 연료 판매업체들이 공급을 주저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면세 여부와 향후 세금 납부 방식이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일 비도로용으로 분류되는 이른바 ‘적색 경유(red diesel)’를 대형 화물차 등 도로 주행 차량이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적색 경유는 일반 경유와 구분하기 위해 붉은색 염료를 첨가한 연료로, 그동안 주로 농업용 트랙터나 건설장비 등 도로 밖에서 움직이는 장비에 사용돼 왔다. 미국에서는 일반 경유에 갤런당 24.4센트의 연방 유류세가 부과되지만 적색 경유는 비도로용이라는 이유로 해당 세금이 붙지 않는다.


    이번 조치는 최근 미국의 경유 가격이 갤런당 6.50달러를 넘어서는 등 운송업계의 연료비 부담이 커진 가운데 나왔다. 특히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화물 운송 비용을 낮추고 운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취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트럭 운전자가 한 차례 주유할 때 최대 100달러가량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적색 경유를 화물차에 판매할 경우 기존에 면제됐던 유류세를 누가, 언제 납부해야 하는지가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판매업체 입장에서는 운전자에게 세금을 받지 않고 연료를 판매한 뒤 나중에 세금 납부 책임을 떠안게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세금 자체가 완전히 면제되는 것인지, 아니면 납부 시점만 연말 등으로 늦춰지는 것인지에 따라 업체의 자금 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화물차휴게소운영자협회(NATSO)는 회원 업체들에게 적색 경유에 대한 세금이 최종적으로 면제된다는 확정적인 보장이 아직 없다고 안내했다. 소비자에게 유류세를 별도로 받지 않더라도 소매업체가 세금을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에너지판매업협회(EMA) 역시 미국 재무부가 구체적인 지침을 내놓을 때까지 업체들이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실제로 일부 연료 공급업체는 적색 경유 판매를 잠정적으로 보류하고 있다. 코네티컷주의 한 연료 도매업체에는 이미 화물 운송업체들의 문의가 들어오고 있지만, 관련 규정이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는 답변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은 업계에 향후 해당 세금을 징수하지 않는 방향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장에서는 공식적인 세부 규정이 확정돼야 움직일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운송업계 전문가들도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운송회사들이 적색 경유 사용을 적극적으로 선택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세금을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면 당장 비용을 줄이는 대신 나중에 세금 부담을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세금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적색 경유가 즉각적으로 미국 전역의 화물차 주유소에 공급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미국의 많은 화물차 전용 주유소는 적색 경유를 취급하지 않고 있다. 기존 공급망에 없던 연료를 새롭게 들여오기 위해서는 저장시설과 유통망을 확보해야 하고, 이에 따른 비용과 시간도 필요하다.


    주별 규정 역시 변수다. 일부 주에서는 비도로용 경유의 도로 사용 자체에 별도의 제한이 있기 때문에 연방정부의 허용만으로 모든 지역에서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격 인하 효과 역시 제한적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적색 경유가 미국 전체 경유 소비량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를 도로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해서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경유 가격이 같은 폭으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운송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실제 운전자들의 연료비 절감으로 이어지려면 세금 처리뿐 아니라 공급망과 주별 규제 문제까지 함께 해결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결국 이번 정책은 정부가 연료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세금 구조를 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보여줬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행정명령만으로 가격이 즉각 내려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앞으로 미국 재무부가 세금 납부 방식을 어떻게 확정하고, 주정부와 연료 유통업계가 얼마나 빠르게 공급 체계를 마련하느냐가 정책 효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유 가격은 운송비와 물류비를 통해 상품 가격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번 조치는 미국 내 소비자뿐 아니라 글로벌 물류시장에도 일정한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미국의 화물 운송비가 낮아질 경우 유통·제조업체의 비용 부담이 일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의 연료비와 물류비 변화가 대미 수출기업의 운송 비용과 현지 판매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현재처럼 적색 경유의 세금과 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미국 전체 경유 가격을 크게 끌어내리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향후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미국 정부가 유류세 조정이나 전략비축유 활용 등 추가적인 가격 안정책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원유 가격이 안정되고 정제마진이 낮아진다면 이번 적색 경유 허용 정책의 시장 영향은 더욱 제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결국 이번 정책의 핵심은 ‘면세 경유를 허용했다’는 사실보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화물차가 이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지에 있다. 세금 처리와 유통망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정책 발표와 실제 가격 인하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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