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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떠난 WHO에 중국 영향력 확대…차기 사무총장 후보까지 내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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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고영미 기자    조회Hit 82   작성일2026-10-07 19: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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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탈퇴하면서 생긴 재정과 외교적 공백을 중국이 빠르게 메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WHO에 대한 재정 기여를 크게 늘린 데 이어 주요 의사결정 기구에 참여하고 자국 출신 인사를 차기 사무총장 후보로 추천하면서 국제 보건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서 여성·아동 보건 업무를 담당하는 쑹리 국장급 간부를 WHO 차기 사무총장 후보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쑹리는 중국 중앙정부에서 20년 이상 보건 행정을 담당한 전문가로, 사스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도 참여한 경력이 있다.


    미국은 올해 1월 WHO 탈퇴 절차를 마무리했다. 미국은 그동안 WHO 재정에서 상당한 비중을 담당해온 핵심 회원국이었다. 미국이 탈퇴하면서 WHO는 주요 재정 지원원을 잃게 됐고 조직 규모와 예산을 줄이는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WHO는 2026~2027년 기본예산을 이전보다 크게 낮추는 한편 인력을 감축하고 조직도 대폭 축소했다. 본부의 부서를 통합하고 최고위급 지도부 규모도 줄이는 등 재정 악화에 대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WHO에 대한 재정적 기여를 확대했다. 중국의 의무분담금은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하면서 미국 탈퇴 이후 남은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중국은 추가적인 재정 지원도 약속했다. 중국 정부는 향후 5년 동안 수억 달러 규모의 추가 지원을 제시하며 국제 보건 분야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재정적 영향력 확대와 함께 WHO 내부에서의 정치적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중국은 2026년부터 2029년까지 WHO 집행이사회 이사국으로 활동한다. 집행이사회는 WHO의 주요 정책을 논의하는 핵심 기구로, 차기 사무총장 선출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집행이사회는 회원국들이 추천한 후보들을 심사해 최종적으로 총회에 추천할 후보를 선정하는 절차에 관여한다. 중국이 자국 후보를 내세운 상황에서 동시에 주요 의사결정 기구에도 참여하게 되면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추천한 쑹리 후보는 여성과 아동 보건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보건 행정 전문가다. 의학과 공중보건 분야에서 학위를 취득했고 해외 연구 경험도 갖고 있다. 사스 유행 당시 긴급 대응 업무에 참여했으며 코로나19 시기에는 여성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방역 정책 수립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WHO 관련 자문기구에서 활동한 경력도 있어 국제 보건 분야에 대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선될 경우 중국 출신으로는 두 번째 WHO 사무총장이 된다.


    하지만 쑹리 후보에게 약점도 있다. WHO 본부나 지역사무처를 직접 운영한 경험이 부족하고, 국제기구의 최고 책임자로서 다양한 회원국의 이해관계를 조정한 경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쑹리는 과거 WHO 서태평양 지역사무처장 선거에도 출마했지만 당선되지 못했다. 당시 아시아·태평양 지역 회원국들의 투표에서 다른 후보에게 밀렸다.


    현재 차기 사무총장 자리를 놓고 여러 국가가 후보를 내놓은 상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벨기에, 카타르, 인도네시아, 스페인, 보츠와나 등도 각각 보건 전문가와 고위 관료를 후보로 추천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단순한 보건 전문성뿐 아니라 각 후보가 WHO의 독립성과 국제적 신뢰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 후보에게는 코로나19 기원 조사와 관련한 중국 정부의 정보 공개 문제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WHO는 코로나19 기원 조사 과정에서 중국 측으로부터 일부 필요한 자료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했다고 지적해왔다.


    따라서 쑹리 후보가 당선되기 위해서는 중국의 국제 보건 분야 기여를 강조하는 동시에 WHO의 독립적인 의사결정에 대한 회원국들의 우려를 얼마나 해소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탈퇴로 WHO 내부의 힘의 균형에도 변화가 생겼다. 미국이 제공하던 막대한 재정 지원이 사라진 가운데 중국이 재정과 인사, 의사결정 구조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WHO는 감염병 대응과 백신, 의약품, 보건 규범 등을 결정하는 국제기구인 만큼 주요 국가의 영향력 변화는 한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국제적인 정보 공유와 방역 기준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는 한국의 보건안보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국의 WHO 영향력이 확대될 경우 국제 보건 분야에서 중국의 정책과 외교적 입장이 더욱 크게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WHO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조하며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 역시 WHO 내에서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기보다는 국제기구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고 감염병 대응 과정에서 과학적 정보가 원활하게 공유될 수 있도록 국제 공조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차기 WHO 사무총장 선거는 단순한 인선 경쟁을 넘어 미국의 공백 이후 국제 보건 질서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까지 확대될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WHO의 재정 안정과 국제적 신뢰를 동시에 회복할 수 있는 리더십을 누가 확보하느냐가 향후 글로벌 보건 외교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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