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럽에 비축 경유 방출 압박…불응하면 미국산 경유 수출 막나
페이지 정보
본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프랑스와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에 비축된 경유를 시장에 풀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미국산 경유의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지면서 글로벌 석유시장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유럽연합(EU)에 앞으로 6개월 동안 약 1억2천만 배럴의 경유를 비축분에서 방출하는 방안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이 앞서 합의한 비축유 방출에 충분히 동참하지 않았다고 미국 측이 판단하면서 압박 수위가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움직임은 국제유가와 경유 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나왔다. 유럽에서는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에 대한 수입 제한에 더해 중동 지역의 공급 차질까지 겹치면서 연료 수급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EU 주유소의 평균 경유 가격은 중동 전쟁 이전 ℓ당 1.59유로 수준에서 2.24유로까지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이 유럽의 비축 경유 방출을 요구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미국 내 연료 가격 안정이다. 경유는 화물 운송과 농업, 건설 등 실물경제 전반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가격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소비자 물가와 기업 비용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미국은 이미 자국 내 연료 가격을 낮추기 위해 경유 수출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유 수출 제한 가능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검토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연료 가격 상승을 억제하려는 정책적 압박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요구를 놓고 유럽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비축유를 시장에 풀면 단기적으로 경유 공급을 늘려 가격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에너지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비상용 재고가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유럽은 러시아산 연료 수입을 줄인 이후 미국산 경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상태다.
실제로 EU 역외 경유 수입에서 미국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약 32%로 지난해 17%에서 크게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실제로 경유 수출 제한에 들어갈 경우 유럽의 연료 수급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과 유럽의 협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아일랜드 등은 비축 경유 방출 필요성을 논의하기 위한 화상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측에서는 에너지 가격과 수급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주요 7개국(G7) 정상 간 화상회의를 추진할 계획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도 유럽의 협조를 기대하고 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장관은 유럽이 비축 경유를 시장에 공급해 글로벌 연료 가격 안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역시 유럽의 경유 가격이 급등한 상황이라면 비축분 일부를 방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태가 실제 경유 수출 제한으로 이어질 경우 국제 석유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은 세계적인 석유제품 생산·수출국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미국산 경유 공급이 줄어들면 유럽을 비롯한 주요 수입국이 다른 지역에서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국제 경유 가격과 운송비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미국과 유럽이 비축유 공동 방출에 합의한다면 단기적인 공급 부족 우려를 완화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다만 비축유 방출은 공급 충격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보다는 시장에 추가 물량을 공급해 가격 상승 압력을 낮추는 성격이 강하다.
결국 향후 시장의 핵심 변수는 미국이 실제로 경유 수출 제한을 시행할지, 유럽 국가들이 어느 정도 규모의 비축분을 방출할지에 달려 있다. 중동의 공급 상황과 국제유가 움직임까지 맞물리면서 미국과 유럽의 에너지 정책이 글로벌 석유제품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도 이번 움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정유산업의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로, 국제 석유제품 시장의 수급 변화는 국내 정유업체의 수익성과 수출 물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이 경유 수출을 제한하면 유럽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미국산 제품의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 이 경우 다른 산유·정유국의 경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제 경유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 정유업체에는 수출가격 상승이라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경유 가격 상승과 물류비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경유는 화물차와 건설기계, 농업용 장비 등 산업 현장에서 폭넓게 사용된다. 국제 경유 가격이 오르면 운송업체와 제조업체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이는 상품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항공·해운 등 에너지 비용에 민감한 산업 역시 국제유가와 석유제품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반면 국제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정유업계의 재고평가손익과 정제마진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실제 기업별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
향후 미국의 경유 수출 정책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의 자국 연료가격 안정 → 유럽 공급 부족 → 국제 석유제품 가격 상승 → 한국의 수출·물류비 변화'라는 연쇄적인 파급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한국으로서는 국제유가뿐 아니라 미국의 석유제품 수출 정책과 유럽의 비축유 방출 규모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트럼프
#미국경유
#경유가격
#국제유가
#미국경유수출
#유럽에너지
#프랑스
#독일
#EU
#석유시장
#정유업계
#한국경제
#월드시사경제
- 이전글美 주담대 금리 7.28%로 급등…채권시장 충격 주택시장 덮쳤다 26.10.02
- 다음글트럼프, 韓 대미투자 발표 다음날에도 알래스카 후보 지원…LNG 사업 정치 쟁점화 26.10.0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