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솔리다임 상장설에 선 긋기…“주주가치 기준으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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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미국 낸드플래시 사업 자회사인 솔리다임의 미국 증시 상장설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외부 자본을 유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자체 자금 투입과 외부 투자 유치의 경제적 효과를 비교해 기존 주주에게 유리한 방안을 선택하겠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는 1일 솔리다임 관련 설명자료를 내고 “외부 자본 또는 내부 자본 활용 여부는 그 형식뿐 아니라 기존 주주에게 미치는 경제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회사가 직접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1년 인텔의 낸드플래시와 SSD 사업을 약 9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출범한 미국 법인이다. 최근 로이터는 솔리다임이 이르면 내년 미국 증시 상장을 검토하고 있으며 기업가치가 최대 15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이후 SK하이닉스 주가는 연휴 직후 거래에서 5% 넘게 하락했다. SK스퀘어와 SK㈜ 주가도 함께 약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솔리다임이 상장할 경우 신규 주주가 유입되면서 기존 주주가 누리는 경제적 가치가 희석될 가능성을 우려 요인 가운데 하나로 거론했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의 생산 능력과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위해 반드시 기업공개(IPO)와 같은 외부 자본 조달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현재 재무 여력을 갖추고 있으며 자체 자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포함해 다양한 자본 조달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자체 자금 투입에도 기회비용이 존재한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제품인 HBM을 비롯해 서버용 D램과 기업용 SSD 등 여러 사업에 동시에 투자해야 한다. 특정 사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경우 다른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면 솔리다임의 생산시설과 기술 개발 등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면서 SK하이닉스의 직접적인 재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신규 주주에게 지분을 제공해야 하는 만큼 솔리다임이 향후 성장하면서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를 기존 주주들과 나눠야 한다.
결국 자금 조달 방식 자체보다는 솔리다임의 성장 가능성과 다른 반도체 사업의 투자 기회를 함께 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SK하이닉스의 설명이다.
회사는 향후 외부 자본을 활용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경우 자체 자금 투입과 비교해 기존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을 따져보고, 이사회에서 재무적·사업적 효과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필요한 경우 주주 보호 방안도 함께 마련해 설명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솔리다임의 소유구조도 향후 상장 과정에서 주요 변수로 꼽힌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직접 보유한 자회사가 아니라 미국 자회사인 AI컴퍼니를 통해 지배하는 손자회사다. SK하이닉스 위로 SK스퀘어와 SK㈜ 등이 연결되는 복잡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실제 상장이 추진될 경우 솔리다임의 기업가치를 얼마로 평가할지, 어느 정도의 지분을 외부에 매각할지, 조달한 자금을 어디에 사용할지가 기존 SK하이닉스 주주가 얻는 경제적 가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솔리다임의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되더라도 상장 과정에서 SK하이닉스의 지분율이 크게 낮아진다면 기존 주주가 체감하는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적절한 가치평가와 자금 활용을 통해 솔리다임의 경쟁력을 높이고 SK하이닉스가 필요한 핵심 반도체 사업에 대한 투자 여력을 확보한다면 자본조달의 목적이 달라질 수 있다.
솔리다임은 낸드플래시와 기업용 SSD를 담당하는 만큼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서버용 저장장치 수요 증가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AI 산업이 성장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저장장치 수요가 확대될 경우 솔리다임의 사업가치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다만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HBM과 서버용 D램 등 AI 메모리 사업에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한정된 자본을 어느 사업에 얼마나 배분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향후 시장이 주목할 부분은 실제 IPO 추진 여부뿐 아니라 ▲솔리다임 기업가치 평가 ▲상장 시 외부에 매각하는 지분 규모 ▲조달자금의 사용처 ▲SK하이닉스의 최종 지분율 ▲HBM·D램·SSD에 대한 투자 우선순위 등이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상장 여부를 넘어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와 낸드 사업에 자본을 어떻게 배분하고, 그 과정에서 기존 주주의 경제적 가치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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