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경상수지 421억달러 흑자…반도체 수출 힘입어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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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에 힘입어 7월에도 대규모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7월 기준으로는 역대 가장 큰 흑자 규모를 나타내면서 수출 중심의 경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경상수지는 420억8천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월간 전체로는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이며, 7월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다.
경상수지는 2023년 5월 이후 39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7월 누적 흑자는 2천330억9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4배에 달했다.
올해 들어 수출이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이면서 한국은행은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도 크게 높였다. 기존 전망치였던 2천500억달러에서 4천500억달러로 상향 조정한 상태다.
7월 경상수지 흑자를 이끈 핵심은 상품수지였다. 상품수지는 404억3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를 나타냈다.
7월 수출은 1천4억5천만달러로 전년 같은 달보다 65.3% 증가했다. 정보기술 제품뿐 아니라 비IT 품목까지 수출이 증가하면서 전체 수출 실적을 끌어올렸다.
특히 반도체와 컴퓨터 주변기기의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통관 기준으로 SSD 등 컴퓨터 주변기기 수출이 크게 늘었고 반도체 수출 역시 전년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석유제품과 화학제품 수출도 증가세를 보였다.
수출 지역도 넓어졌다. 중국과 동남아,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수출이 모두 증가했다. 중동 지역 수출 역시 전월 감소에서 증가로 돌아섰다.
수입 역시 증가했다. 7월 수입은 600억2천만달러로 1년 전보다 21.7% 늘었다. 다만 수출 증가율이 수입 증가율을 크게 웃돌면서 상품수지 흑자가 확대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기업들의 생산과 설비투자에 필요한 자본재 수입도 증가했다. 반도체 제조장비와 반도체, 수송장비 등의 수입이 크게 늘었으며 원유와 비철금속, 가스 등 원자재 수입 역시 증가했다.
반면 소비재 수입은 감소했다. 승용차와 내구재 등을 중심으로 소비재 수입이 줄면서 1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서비스수지는 19억7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여행수지가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서면서 서비스수지 전체 적자 규모가 전월보다 확대됐다.
7월에는 해외로 출국한 여행객이 크게 증가하면서 여행수지가 악화됐다. 여름 휴가철이라는 계절적 요인과 공휴일 증가 등이 해외여행 수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본원소득수지는 흑자 규모가 커졌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해외 현지법인 실적 개선으로 배당소득이 증가하면서 본원소득수지 흑자가 전월보다 확대됐다.
금융계정에서도 큰 폭의 자금 이동이 나타났다. 7월 금융계정 순자산은 403억2천만달러 증가해 역대 두 번째로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지속됐다. 직접투자에서는 국내 투자자의 해외투자가 증가한 반면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는 감소했다.
증권투자의 경우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투자와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가 모두 증가했다. 특히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는 6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전보다 완화된 가운데 국내 기업의 해외 주식예탁증서 발행 등도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 등 부채성 증권 투자 역시 증가했지만 차익거래 여건 변화 등의 영향으로 증가폭은 전월보다 줄었다.
이번 경상수지 호조는 한국 경제에서 반도체 산업이 차지하는 영향력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결과로 평가된다. 특히 인공지능(AI) 산업 확대에 따라 고성능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관련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커지면서 한국의 수출 증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 경제 측면에서는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외화 수급과 대외건전성을 개선하고 원화 및 금융시장 안정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업의 수출과 해외투자가 늘어나면서 국내 산업 전반의 투자 여력에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수출 호조가 반도체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위험요인이다. 글로벌 AI 투자 열기가 둔화되거나 반도체 가격이 하락할 경우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예상보다 빠르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해외여행 증가로 서비스수지 적자가 확대되는 등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사이의 격차도 계속되고 있다.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관광과 콘텐츠, 운송 등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장기적인 과제가 될 전망이다.
향후 한국 경제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반도체 수출이 현재의 강한 흐름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AI 관련 투자가 지속되고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유지된다면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한국은행의 전망치에 가까운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반도체 경기의 변동성이 커지거나 글로벌 교역 환경이 악화될 경우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다. 따라서 현재의 기록적인 경상수지 흑자를 안정적인 장기 성장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이외의 수출 품목과 서비스 산업을 함께 육성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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