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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러시아산 경유 공급 허용 논란…유가 안정과 우크라이나 지원 사이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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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고영미 기자    조회Hit 77   작성일2026-10-12 23: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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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 유가와 경유 가격을 낮추기 위해 러시아산 경유의 세계 시장 공급을 허용하면서 미국과 유럽의 정치권에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밝히는 한편,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고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대러시아 제재와 우크라이나 지원을 둘러싼 갈등도 다시 부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러시아가 미국과 세계 시장에 경유를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우선 30만t 이상의 경유를 공급하고, 이후 추가 물량을 단계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급이 확대되면 국제 에너지 시장의 수급 불안이 완화되고 경유 가격도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산 에너지 거래를 제한해 온 기존 제재에 예외를 두는 조치도 발표했다. 미 재무부는 러시아산 경유의 판매와 인도, 미국 수입 등을 허용하는 임시 일반 면허를 발급했으며, 해당 조치는 내년 4월 7일까지 적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중요한 성과로 평가하며 푸틴 대통령에게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중동의 군사적 긴장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군사작전 이전과 비교해 경유 가격이 크게 상승한 원인 중 하나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지목해 왔다. 미국 측은 우크라이나에 공격 중단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러시아와 에너지 공급 합의를 추진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갈등은 에너지 문제를 넘어 종전 협상과 군사 협력으로도 번지고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미국 측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계속할 경우 정보 공유를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산 석유제품 판매를 허용하는 조치가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그는 이번 합의가 공정하지 않으며 전쟁을 끝내기보다 장기화할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가 에너지 판매로 추가 수익을 확보하면 전쟁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국제사회와 미국 경제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우크라이나에 새로운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9년 취임했으며,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계엄령이 유지되면서 정기적인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선거 문제는 전시 상황과 헌법적 절차, 민주적 정당성을 둘러싼 논쟁과 맞물려 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이번 합의를 놓고 비판이 이어졌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푸틴 대통령에게 양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매들린 딘 하원의원도 미국이 에너지 가격을 낮추려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를 희생시키고 있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미시간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마이크 로저스 전 하원의원은 푸틴 대통령에게 양보해서는 안 된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접근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에너지 가격 안정이라는 경제적 목표가 러시아에 대한 압박 정책과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이 당내에서도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유럽에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유럽연합과 영국, 독일 등은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완화하기보다 우크라이나와의 연대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영국 총리실은 총리가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대러시아 제재를 계속 강화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에너지 가격을 낮추려는 단기적 경제 대응과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을 제한하려는 외교·안보 정책이 충돌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러시아산 경유 공급이 실제 시장 가격을 얼마나 낮출지는 공급 물량과 운송 여건, 정유제품 수급, 중동의 안보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반면 제재 완화가 러시아의 수출 수익을 늘리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미국과 유럽의 대러시아 정책 공조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과 한국의 수입 물가, 산업 비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첫째, 경유 가격과 운송비의 변동성이다. 러시아산 경유가 세계 시장에 추가로 공급되면 공급 부족이 완화돼 경유 가격의 상승 압력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 경유는 화물차와 건설기계, 산업용 장비 등에 폭넓게 사용되므로 가격이 안정되면 물류업계와 제조업의 비용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실제 가격은 국제유가뿐 아니라 정제 능력, 재고, 운송비, 지역별 수급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둘째, 국제유가와 원화 환율을 함께 살펴야 한다.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면 원유 공급 차질 우려로 국제유가가 상승할 수 있다. 반대로 공급 확대와 긴장 완화가 나타나면 가격이 안정될 여지도 있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국제유가가 오를 경우 무역수지와 기업의 생산비, 소비자물가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셋째, 대러시아 제재와 국제무역 규정의 변화가 변수다. 미국의 임시 허용 조치가 적용되는 범위와 기간, 다른 국가들의 제재 정책에 따라 에너지 거래의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한국 기업은 러시아산 에너지와 관련 제품을 거래할 때 적용되는 제재 및 수출입 규정을 확인하고, 공급망 위험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넷째, 미국과 유럽의 정책 갈등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주목해야 한다. 미국과 유럽의 대러시아 정책이 엇갈리면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이는 원자재 가격과 환율, 주식시장 변동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에너지 가격이 낮아지더라도 지정학적 위험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기업의 투자와 공급망 계획에는 불확실성이 남을 수 있다.


    앞으로는 러시아산 경유 공급이 실제로 얼마나 이뤄지는지, 미국의 제재 예외 조치가 연장되는지, 유럽이 기존 대러시아 제재를 유지하는지,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군사·정보 협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가 핵심 변수다. 에너지 공급 확대가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서방의 대러시아 공조가 약화하면 외교·안보 측면의 비용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한국으로서는 단기적인 에너지 가격 변화만 보기보다 국제 제재 체계와 중동 정세, 원유·정유제품 수급을 함께 살피는 대응이 필요하다. 에너지 수입선과 비축 전략을 점검하고, 국제 가격 급변에 취약한 운송·제조업의 비용 부담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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