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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 원유 수출, 전쟁 전 수준 회복…이란산은 사실상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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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고영미 기자    조회Hit 82   작성일2026-10-05 20: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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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산 원유 수출이 이란 전쟁 이전 수준을 사실상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들이 송유관과 대체 항로를 활용하면서 원유 공급망이 예상보다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상 물동량 추적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 1일 중동산 원유 수출량은 하루 평균 약 1850만 배럴로 집계됐다. 이란산 원유를 제외하면 전쟁 직전인 2월 말의 하루 약 1800만 배럴보다 오히려 많은 수준이다. 중동 주요 산유국들이 이란발 공급 차질을 상당 부분 상쇄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이란의 원유 수출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의 주요 원유 수출 경로에 대한 해상 통제를 강화하면서 이란의 원유 수출을 압박하고 있다. 이란이 전쟁 이전 하루 약 18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란 경제가 입은 충격은 상당하다.


    실제 케이플러 집계에서도 이란을 제외한 중동 산유국들의 원유 수출은 9월 들어 하루 평균 약 1650만 배럴 수준으로 회복됐다. 주요 산유국들이 기존 수출망을 최대한 가동하면서 전체적인 공급 차질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호르무즈 해협의 운송이 완전히 정상화된 것은 아니다. 이란은 여전히 자국의 통제를 따르지 않는 일부 유조선과 상선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선박 운항에는 여전히 상당한 위험과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최근 1주일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 물량은 하루 평균 약 1419만 배럴로, 전쟁 이전 하루 약 1713만 배럴의 80% 수준까지 회복됐다. 완전한 정상화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국제 원유시장이 우려했던 전면적인 해상 봉쇄 상황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중동산 원유의 상당 부분은 이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전쟁 전에는 중동 원유의 약 83%가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했지만, 현재는 그 비중이 약 60%로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송유관과 홍해 항구를 활용해 우회 수출에 나서고 있다. 일부 원유는 작은 선박을 이용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간 뒤 해협 바깥에서 대형 유조선으로 옮겨 싣는 환적 방식도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공급망이 다변화되면서 국제 원유시장에서 가장 우려했던 ‘호르무즈 봉쇄→중동 원유 공급 급감→국제유가 폭등’이라는 충격은 현재까지 제한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이란에는 상황이 정반대다. 이란은 지난 9월 자국의 주요 석유 수출 터미널에서 유조선에 원유를 선적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처음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해상 봉쇄가 본격화되기 전 이란이 유조선에 실어 수출한 약 9000만 배럴의 원유가 일부 남아 있지만, 이 물량도 빠르게 소진될 전망이다. 케이플러는 기존에 선적된 물량이 10월 중순께 대부분 소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란이 원유를 팔더라도 대금을 확보하는 것 역시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대이란 제재를 강화하면서 유령회사나 중개업체 등을 통한 원유대금 이동까지 차단하는 조치를 확대했기 때문이다.


    원유 수출은 이란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수입원이다. 원유 판매 수익은 이란 정부 예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란의 군사·안보 조직을 유지하는 주요 재원으로도 활용돼 왔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역시 최근 중국에 보관된 이란 자금이 제재 때문에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원유를 판매하더라도 그 대금을 자유롭게 회수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란 경제의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의미다.


    경제지표도 악화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이란의 물가상승률이 매우 높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경제성장률 역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물가와 경기 위축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에서 원유 수출과 외화 수입까지 줄어들면서 이란 경제에 대한 압박은 더욱 커지고 있다.


    통화가치도 급격히 떨어졌다. 이란 리알화 가치는 전쟁 이전과 비교해 크게 약세를 보이며 달러당 환율이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리알화 가치 하락은 수입물가 상승과 생활비 부담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란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기 위한 협상안도 제시했다. 이란 측은 미국이 이란의 항구와 원유 수출에 대한 봉쇄를 완화하고 동결된 자산을 해제할 경우 일정 기간 뒤 해협을 재개방하겠다는 방안을 미국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미국 역시 현재의 봉쇄 체제를 장기간 유지하기에는 부담이 있다는 점이다.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 주변 해역에 상당한 해군 전력을 지속적으로 배치할 경우 다른 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미국의 군사적 자원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란이 직접적인 호르무즈 봉쇄에 실패하더라도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주변국의 원유 생산시설이나 수출 인프라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 경우 현재 안정되고 있는 중동 원유 공급망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


    특히 중동 산유국들은 원유를 계속 수출해야 할 경제적 필요성이 크기 때문에 높은 운송비를 감수하고서라도 수출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 주변의 위험이 커지면서 유조선 운임이 크게 상승했지만, 산유국 입장에서는 수출 자체를 중단하는 것보다 높은 비용을 부담하면서 원유를 시장에 공급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중동산 원유 수출량이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했음에도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급락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은 단순한 공급량뿐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위험과 향후 공급 차질 가능성까지 유가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란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도 제한적이다. 원유 수출이 막힌 상태에서 경제적 압박을 견디면서 미국의 봉쇄보다 오래 버티거나, 군사적 대응을 확대해 국제유가와 세계 경제에 새로운 충격을 주는 선택지가 남아 있다.


    결국 향후 국제유가의 방향은 실제 원유 공급량뿐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 여부와 이란의 추가 대응에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있다. 중동 원유 수출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해상 운송에 대한 군사적 위험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시장의 불안 요인이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국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이기 때문에 중동의 원유 공급망 정상화는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요인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운송이 상당 부분 유지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이 대체 수출 경로를 확보한다면 국내 정유업계와 석유화학업계의 원료 조달 불확실성도 낮아질 수 있다.


    국제유가가 안정되면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과 운송비, 전력·가스 등 에너지 비용에도 하락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높은 원가 부담을 겪고 있는 제조업과 물류업에는 비용 절감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물가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현재의 원유 공급 회복을 완전한 정상화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물량이 아직 전쟁 전보다 적고, 이란의 추가 공격이나 주변 산유국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이 발생할 경우 공급망이 다시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입장에서는 국제유가 자체보다 유조선 운임과 보험료 상승도 중요한 변수다. 원유 가격이 안정돼도 해상 운송 위험이 높아지면 실제 국내 도입 비용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앞으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이란이 경제적 압박을 얼마나 오래 견딜 수 있는지, 미국이 현재의 해상 봉쇄를 얼마나 지속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양측의 충돌이 주변 산유국의 생산·수출 시설로 확대되는지 여부다.


    현재처럼 중동 주요 산유국들이 우회 수출을 통해 공급량을 유지한다면 국제유가가 급격하게 폭등할 가능성은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대규모 군사 충돌이 발생하거나 사우디아라비아·UAE의 원유 인프라가 직접 공격받을 경우 상황은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한국 경제에는 ‘원유 공급량 회복’과 ‘중동 지정학적 위험 지속’이라는 두 가지 흐름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이다.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공급 안정에 따른 부담 완화가 기대되지만,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와 운송비의 변동성이 다시 커질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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