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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디 원유 우회 수출에 오만만 병목…유조선 운임 사상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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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고영미 기자    조회Hit 83   작성일2026-09-25 20: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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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디아라비아가 중동 지역의 안보 불안으로 원유 수출 경로를 변경하면서 오만만 일대에 원유를 옮겨 싣는 해상환적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몰리면서 항만과 해상환적 시설의 처리 능력이 한계에 가까워졌고, 대형 유조선 확보 경쟁까지 격화하면서 운송비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는 지난 13일 동서 송유관이 공격을 받아 홍해 쪽 얀부항을 통한 원유 수출에 차질이 발생하자 일부 수출 물량을 다른 경로로 돌렸다. 이에 따라 이달과 다음 달 인도 예정인 6천만 배럴 이상의 원유가 오만 소하르 앞바다에서 선박 간 환적 방식으로 처리될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물량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정보업체 케이플러는 이달 사우디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원유 수출량이 하루 약 360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달 하루 90만 배럴과 비교하면 약 네 배 수준이다.


    수출 물량이 하루 약 300만 배럴 증가하면서 이를 운송하기 위한 대형 원유운반선(VLCC)도 대규모로 추가 투입돼야 하는 상황이다. VLCC 한 척이 통상 약 200만 배럴을 운송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36~40척의 추가 선박이 필요한 규모다.


    문제는 선박뿐만 아니라 해상환적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과 인력도 동시에 부족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 이라크와 아랍에미리트 등 걸프 지역 산유국의 원유를 처리하던 인프라에 사우디 물량까지 추가되면서 선박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통상 며칠이면 끝났던 환적 작업이 최근에는 최장 10일가량 걸리는 사례도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조선 수요가 급증하면서 운임도 크게 뛰었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자료에 따르면 중동에서 중국으로 원유를 운송하는 VLCC의 하루 정기 용선료는 지난 23일 127만 달러까지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유 자체의 가격뿐 아니라 운송비가 국제 석유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원유를 구매하는 아시아 국가와 정유사들도 대응에 나섰다. 환적 지연을 피하기 위해 인도 서해안이나 말레이시아 등 다른 환적지를 물색하거나, 가능할 경우 원유를 정유시설까지 직접 운송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링기 인근에서도 원유 환적 활동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유업계와도 연결되는 움직임이다. 아람코가 주요 주주인 에쓰오일은 사우디산 원유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인도 서해안 바디나르 인근에서 해상환적을 진행하는 데 VLCC 2척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 정유업계 입장에서는 원유 공급 자체뿐 아니라 운송 경로와 선박 확보 비용까지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원유 운송 시장의 병목 현상이 더욱 심해질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사우디의 기존 수출 경로가 정상화되면 선박과 환적 시설에 대한 압박이 완화될 수 있지만, 지정학적 불안이 지속될 경우 우회 수송이 길어지면서 운송비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원유 공급량이 크게 줄지 않더라도 운송 과정에서 병목이 발생하면 실제 구매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 정유사들이 중동산 원유를 대규모로 사용하는 만큼 유조선 운임 상승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정유제품 가격과 물류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 원유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 원유 수입에서 중동 지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번 해상운송 차질은 국내 에너지 비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원유 공급량 자체가 유지되더라도 유조선 용선료와 환적 비용이 급등하면 국내 정유사가 부담하는 조달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에쓰오일처럼 사우디산 원유와 밀접한 정유기업은 수송 경로 변화와 선박 확보 비용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가능성이 있다. 정유업계에서는 원유 가격뿐 아니라 운송비와 보험료, 환적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운송비 상승이 장기화하면 휘발유·경유·항공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도 간접적인 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자동차 운행비와 항공·해운 물류비를 거쳐 제조업과 유통업 등 국내 산업 전반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국내 해운업계에는 일부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VLCC 수요와 용선료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면 대형 원유운반선을 보유하거나 운항하는 선사들의 운임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핵심 변수는 사우디의 기존 수출 경로가 얼마나 빨리 정상화되는지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이 어느 정도 지속되는지다. 수출 경로가 정상화되면 현재의 선박 부족과 환적 병목도 완화될 수 있지만, 우회 수송이 장기화될 경우 유조선 운임 상승이 국제 유가와 별개로 원유 조달비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번 사태는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원유의 생산량뿐 아니라 어떤 경로로, 어떤 선박을 이용해 소비국까지 운송하느냐​도 가격과 공급 안정성을 좌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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