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년 기대인플레 3.9%로 급등…연준 금리인하에 다시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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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들이 예상하는 향후 물가 상승률이 3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에너지 가격 상승을 비롯해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인플레이션이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물가 기대가 높아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9월 소비자 전망 조사에서 향후 1년간 물가가 얼마나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지를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 중간값은 3.9%로 집계됐다. 8월의 3.6%보다 0.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2023년 5월 이후 약 3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실제 물가뿐 아니라 소비자와 기업의 향후 경제활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소비자가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 소비를 앞당기거나 임금 인상을 요구할 수 있고, 기업 역시 원가 상승을 예상해 제품과 서비스 가격을 미리 올릴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반복되면 물가 상승 압력이 장기화될 수 있다.
향후 3년 기대인플레이션도 3.3%로 8월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5년 기대인플레이션은 3% 수준을 유지했지만, 시장에서 형성되는 물가 전망도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5년물 국채와 물가연동국채를 활용한 기대인플레이션 지표인 5년 BEI는 올해 최고 수준인 2.35%까지 올라온 상태다.
가계가 예상하는 지출 증가율 역시 크게 뛰었다. 향후 1년 동안 가계 지출이 5.5%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는데, 이는 전월보다 0.3%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역시 2023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소비자들이 앞으로 생활비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휘발유와 식료품, 임대료, 의료비, 대학 등록금 등 주요 생활비 항목 전반에서 가격 상승 전망이 높아졌다. 특히 에너지 가격 상승이 최근 미국 물가 불안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8월 한 달 동안 미국 휘발유 가격은 4% 이상, 난방유 가격은 10% 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연준이 목표로 하는 2%를 여전히 웃돌고 있다는 점이다. 기대인플레이션까지 높아질 경우 연준 입장에서는 경기 둔화를 감수하면서라도 물가 안정을 우선해야 하는 상황이 길어질 수 있다.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향후 물가와 고용 지표에 따라 연준의 금리 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개된 연준 회의록에서도 다수의 정책위원들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리 전망이 매파적으로 바뀌면 미국 국채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최근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크게 오른 가운데 시장에서는 높은 물가와 정부의 국채 발행, AI 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 차입 확대 등이 금리 상승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가계는 전반적인 재정 상황이 악화되고 신용 접근성이 어려워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노동시장과 관련해서는 실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다소 낮아지고 새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지는 등 긍정적인 신호도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는 미국 경제가 단순한 경기 둔화와 물가 안정이라는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소비자들의 물가 부담은 커지고 있지만 노동시장에 대한 전망은 일부 개선되고 있어 연준으로서는 금리 정책을 결정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에너지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경우 물가 전망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국제유가와 연료비 상승이 교통비와 물류비, 제조업 원가 등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면 소비자물가 전반으로 상승 압력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한국 경제에도 중요한 변수다. 미국의 물가 불안이 지속되면 연준의 금리 인하가 늦어지거나 금리 수준이 예상보다 오랫동안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 가치, 글로벌 금융시장에 연쇄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의 높은 금리가 원화 가치와 국내 금융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원유와 천연가스 등 달러로 결제하는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 국내 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국제유가가 동시에 상승한다면 부담은 더욱 커진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뿐 아니라 운송비와 생산비, 전기·가스 관련 비용 등에 영향을 미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미국의 높은 금리가 장기간 지속되면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할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원화 가치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앞으로 한국 경제의 핵심 변수는 미국 물가와 국제유가가 동시에 안정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미국 소비자의 물가 기대가 계속 높아진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도 약해질 수 있어 한국 역시 통화정책과 물가 관리에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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