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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연비 규제 완화…신차 가격 175만원 인하 전망에도 소비자 체감은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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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고영미 기자    조회Hit 81   작성일2026-09-29 21:5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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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동차 연비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정부는 자동차 제조사의 기술 개발 비용이 줄어들면서 2031년 신차 가격이 평균 1289달러, 우리 돈 약 175만원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동시에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 확대를 요구받는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와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에 따른 비용 절감분이 실제 차량 가격 인하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의 높은 차량 가격에 더해 관세와 부품 비용, 연료비 등의 변수가 크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지시간 28일 승용차와 트럭에 적용되는 새로운 연비 기준을 확정했다. 새 기준에 따르면 2031년형 차량의 평균 연비 목표는 갤런당 34.9마일로 설정됐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앞서 제시했던 갤런당 49.3마일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미국 정부가 집계한 2024년형 차량의 평균 연비는 갤런당 27.2마일이었다.


    따라서 자동차 업체들이 앞으로도 연비를 개선해야 하지만 과거 계획과 비교하면 달성해야 할 수준은 상당히 낮아진다. 연비 향상을 위해 투입해야 하는 기술 개발 및 생산 비용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미 교통부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규제 완화가 소비자에게도 혜택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NHTSA는 완화된 연비 기준을 맞추는 데 필요한 기술 비용이 감소하면서 2031년 신차 평균 가격이 약 1289달러 낮아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다만 이 금액은 자동차 업체들이 규제 준수 비용 절감분을 실제 판매가격에 반영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즉 제조사의 비용이 줄어든다고 해서 소비자가 실제로 같은 금액만큼 저렴하게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자동차 가격이 정부 예상처럼 내려갈지에 대해서는 업계의 시각도 엇갈린다. 미국에서는 이미 신차 평균 가격이 5만달러를 넘어선 데다 관세와 부품 비용 등 제조원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자동차 분석업체 모빌리티글로벌의 스테퍼니 브린리는 차량 가격이 규제 완화만으로 1300달러가량 내려가는 상황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자동차 가격은 연비 규제에 따른 비용뿐 아니라 공급망, 원자재, 인건비, 금융비용, 업체별 가격 전략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돼 결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와 부품에 부과한 관세 역시 변수다. 자동차 업체들이 연비 규제 완화로 비용을 절감하더라도 이를 소비자 가격 인하에 활용하기보다는 관세로 늘어난 비용을 흡수하는 데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료비 부담도 변수로 꼽힌다. 연비 규제가 완화되면 자동차 제조사가 상대적으로 연비가 낮은 차량을 생산할 여지가 커진다. 이 경우 차량을 구입할 때 지불하는 가격은 낮아질 수 있지만, 운전자가 장기간 부담해야 하는 휘발유 비용은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NHTSA 역시 일부 차량과 특정 연식에서는 증가하는 연료비가 차량 구매 단계에서 발생하는 가격 절감 효과보다 클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미국 정부는 전체적으로는 규제 완화에 따른 편익이 비용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의 전기차 전환 정책이 자동차 업체에 사실상 전기차 생산을 강요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하면서 관련 정책을 잇따라 축소하고 있다.


    그러나 연비 규제가 완화된다고 해서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개발과 생산을 중단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중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전동화 경쟁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중동 정세로 국제 유가와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크게 움직이면서 하이브리드차와 고연비 차량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자동차 업체 입장에서는 미국 정부의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연료비와 소비자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연비 경쟁력을 완전히 포기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정책의 지속성도 자동차 업계가 고려해야 할 변수다.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개발과 생산설비 투자에 수년이 걸리는 만큼 현재의 규제 수준만을 기준으로 장기적인 투자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향후 미국 행정부가 바뀌면서 연비나 배출가스 관련 규제가 다시 강화될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전기차 구매자에게 제공되던 최대 7500달러 규모의 세액공제를 폐지하는 등 전기차 지원 정책을 축소해왔다. 여기에 기업 평균연비제도(CAFE) 미충족에 따른 금전적 부담을 줄이고 이번에 연비 목표까지 낮추면서 미국 자동차 산업의 정책 환경은 전기차 확대보다는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차량을 포함한 다양한 선택지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결국 이번 규제 완화가 소비자에게 실제로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는 자동차 가격과 연료비, 관세, 전기차 수요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다. 차량 제조 비용이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하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판매가격 인하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낮아진 연비 기준이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연료비 부담을 키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의 자동차 연비 규제 완화는 한국 자동차 업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 등 국내 업체들은 미국 시장에서 내연기관·하이브리드·전기차를 동시에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규제 변화에 따라 차종별 생산 및 판매 전략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에서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차량을 판매할 때 연비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부담이 낮아질 수 있다. 반면 미국의 전기차 전환 속도가 정책적으로 늦춰질 경우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해 투자한 기업들의 시장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다만 미국 시장만 보고 전동화 투자를 축소하기는 어렵다. 유럽과 중국 등 다른 주요 시장에서는 친환경차와 전기차 경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미국에서는 내연기관·하이브리드 판매를 확대하면서도 다른 지역에서는 전기차 경쟁력을 유지하는 이중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한국 부품업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내연기관 차량 생산이 예상보다 오래 유지되면 엔진과 변속기 등 기존 부품의 수요 감소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반대로 배터리와 전기차 부품 업체는 미국의 전기차 수요 둔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앞으로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단순히 '전기차냐 내연기관차냐'의 구도보다는 가격, 연료비, 관세, 소비자 수요, 각국의 환경규제가 동시에 작용하는 복합적인 경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국의 자동차 정책이 차기 행정부에서 다시 바뀔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은 한 가지 동력원에 집중하기보다 전기차·하이브리드·내연기관을 함께 가져가는 전략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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