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신뢰 11년 만에 최저…경기·고용 불안에 소비심리 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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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소비자신뢰지수가 10년 넘게 이어진 저점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기와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확대된 데다 물가와 생활비 부담에 대한 경계심도 높아지면서 미국 경제의 핵심 축인 소비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민간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는 9월 소비자신뢰지수가 81.9로 집계됐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1985년을 100으로 놓고 산출한 지수다.
8월 지수는 88.6이었는데 한 달 만에 6.7포인트 하락했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89에도 크게 못 미쳤다. 특히 이번 수치는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현재 미국의 경제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보여주는 현재상황지수도 크게 하락했다. 9월 현재상황지수는 109.3으로 전월보다 7.9포인트 떨어졌다.
현재상황지수는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사업 환경과 노동시장 여건 등을 반영한다.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것은 미국 소비자들이 현재 경제 상황을 이전보다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으로의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망도 악화됐다. 향후 6개월 정도의 경기 흐름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기대지수는 63.6으로 전월보다 5.9포인트 하락했다. 기대지수는 3개월 연속 떨어지고 있다.
콘퍼런스보드 측은 최근 두 달 동안 이어진 소비심리 둔화가 9월 들어 더욱 뚜렷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비자들이 바라보는 현재 사업 환경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으로 전환된 점을 주목했다.
노동시장에 대한 인식도 이전보다 나빠졌다. 다만 현재의 노동시장 여건 자체에 대해서는 아직 긍정적인 평가가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향후 전망이다. 소비자들은 앞으로 6개월 동안 사업 환경과 고용시장 상황이 지금보다 악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제 경제지표가 악화하기 전에 소비자들의 심리가 먼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물가와 생활비 부담 역시 소비심리를 끌어내리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조사에서 소비자들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물가 상승과 상품·서비스 가격 부담을 많이 언급했다.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에 대한 우려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는 국내총생산에서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소비자들의 심리는 경기 흐름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다. 소비자들이 향후 고용과 소득에 대한 불안으로 지출을 줄이면 기업의 매출과 투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조사 결과가 실제 소비 둔화로 이어질지는 향후 고용과 소매판매, 개인소비지출 등 실물경제 지표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비자신뢰는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심리지표인 만큼 지수 하락만으로 미국 경제의 침체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 1일부터 23일까지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3600만명 이상의 소비자 패널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미국 소비심리가 지속적으로 약해질 경우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소비가 둔화하면 한국의 대미 수출과 미국 내 한국 기업의 판매에도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 가전, 반도체 등 미국 소비 및 기업 투자와 연관된 품목은 미국 경기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경우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화, 주식시장 등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소비자신뢰지수 하나만으로 금융시장의 방향을 판단하기보다는 고용시장과 물가, 소비지출 등 실제 경제지표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미국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고용과 물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고용시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물가 부담이 완화된다면 소비심리가 다시 회복될 여지가 있다. 반대로 고용 둔화와 물가 부담이 동시에 이어질 경우 소비 위축이 실제 경기 둔화로 연결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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