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임단협 ‘25표 차’ 부결…노사 다시 협상 테이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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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노사가 약 두 달간의 협상 끝에 마련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 찬반 격차가 불과 25표에 그치면서 노사는 다시 협상에 나서게 됐다.
SK하이닉스 전임직 노조는 25일 오전까지 진행한 잠정합의안 전자투표에서 전체 투표자의 50.08%인 7천535명이 반대했다고 밝혔다. 찬성은 49.92%, 7천51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조합원 1만6천83명 가운데 1만5천45명이 투표해 투표율은 93.81%에 달했다. 투표 참여자 가운데 과반수가 반대하면서 잠정합의안은 최종적으로 부결됐다.
반면 기술사무직 노조에서는 같은 잠정합의안이 찬성률 66.2%로 통과됐다. 다만 기술사무직과 전임직은 조합 규모와 교섭 과정이 별도로 진행돼 사무직 노조의 가결이 전임직 노조와의 재협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부결된 잠정합의안에는 기본적인 임금 인상과 함께 성과급 지급 방식의 변화가 포함됐다.
노사는 임금을 6.3% 올리고, 성과급인 초과이익분배금(PS)의 40%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대신 나머지 60%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안에 합의했었다.
자사주 가운데 일부는 지급 직후 매도할 수 있도록 하고, 나머지는 일정 기간에 걸쳐 나눠 지급하는 방식이다. 특히 2026년도 PS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현금 수령을 선택할 수 있는 비중을 최대 80%까지 확대했다.
하지만 노조 내부에서는 성과급을 주식으로 받는 방식에 대한 불안감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상승할 경우 주식 보상이 상당한 가치로 이어질 수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직원들이 기대했던 성과급의 실질적인 가치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노사가 성과급 지급 체계를 장기간 유지하기로 합의한 뒤 불과 1년 만에 지급 방식이 변경되는 것에 대한 반발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현금 수령 선택권이 확대됐지만 장기적으로 자사주 비중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 일부 조합원들의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잠정합의안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다. 6.3%의 임금 인상률은 삼성전자의 6.2%보다 높았고, 기존 성과급 제도의 기본적인 틀도 유지됐다. 현금 수령 선택권과 복지제도 개선 등이 포함된 만큼 합의안이 회사 측의 양보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번 투표 결과는 SK하이닉스 노사 협상이 얼마나 팽팽한 상황인지를 보여준다. 특히 1만5천여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25표 차이로 결과가 갈린 만큼 회사와 노조 모두 재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SK하이닉스 전임직 노조는 과거에도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된 이후 사측과 추가 협상을 거쳐 최종 합의에 도달한 사례가 있다. 따라서 이번에도 노사가 추가 협상을 통해 임금과 성과급 지급 방식 등을 다시 조율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경제와 기업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된다. SK하이닉스는 국내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인 만큼 임금과 성과급 협상 결과는 단순히 한 기업의 노사 문제를 넘어 반도체 업계의 인건비와 인재 확보 경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생산성과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핵심 인력의 만족도와 이탈 방지가 중요하다. 반면 성과급을 주식으로 지급하는 비중이 높아질 경우 직원들이 회사 실적뿐 아니라 주가 변동까지 보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는 점에서 노사 간 추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협상의 핵심은 ‘현금 성과급’과 ‘주식 보상’ 사이에서 노사가 어느 정도 절충점을 찾느냐가 될 전망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우수 인력의 장기적인 주주화와 회사 가치 상승을 유도할 수 있지만, 직원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현금 보상이 줄어드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투표의 초박빙 부결은 단순한 임금 인상률 문제가 아니라 SK하이닉스의 성과급을 어떤 방식으로 나눌 것인지에 대한 구성원들의 의견 차이가 크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노사가 재협상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불만을 얼마나 반영하면서도 회사의 보상체계 개편 취지를 살릴 수 있을지가 향후 협상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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