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찾고 공격한다…잇따른 은행 해킹에 금융권 보안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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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은행에서 잇따라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금융권의 사이버 보안에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이번 사고에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해킹 자동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존의 보안 방식만으로는 새로운 공격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일 외부 침입으로 고객정보 100여 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은행 측은 앞서 발생한 신한은행의 정보 유출 사건 이후 유사한 침해 시도가 있었는지 자체적으로 점검하는 과정에서 피해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에서는 전날 대출모집인 전용 서비스와 관련된 시스템이 공격받아 약 2만5천 명의 고객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공개됐다. 두 은행 모두 핵심 금융거래 시스템 자체가 직접 공격받은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관리가 취약할 수 있는 주변 업무 시스템을 통해 고객정보가 외부로 빠져나갔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AI를 이용한 해킹 방식이다. 과거에는 공격자가 특정 시스템을 정해 취약점을 찾아 침투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면, AI를 활용하면 다수의 시스템을 자동으로 탐색하면서 취약한 지점을 찾아내고 반복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가능해질 수 있다.
금융권 보안 전문가들은 AI가 공격자의 작업 속도와 범위를 크게 확대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이번 사고 역시 고객 전체가 사용하는 핵심 시스템보다는 직원이나 특정 업무 담당자가 사용하는 별도의 시스템이 공격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기존 보안 관리 방식의 허점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금융회사가 운영하는 시스템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모바일 금융서비스와 비대면 업무가 확대되면서 고객용 애플리케이션뿐 아니라 직원용 업무 시스템, 협력업체 시스템, 외부 서비스 등 수많은 연결 지점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보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격자가 이를 출발점으로 삼아 정보를 빼낼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금융권에서는 핵심 시스템의 방어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다고 여겨졌던 주변 시스템까지 동일한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AI를 활용한 공격이 확산될 경우 보안업계의 대응 방식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공격자가 자동화된 도구를 이용해 취약점을 빠르게 찾아낸다면 금융회사 역시 AI를 활용해 이상 접근을 탐지하고 공격 패턴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금융회사들의 보안 투자와 내부 관리체계에 대한 점검도 강화될 전망이다. 단순히 사고가 발생한 시스템을 복구하는 수준을 넘어 전체 금융 서비스의 연결 구조를 다시 살펴보고, 외부 협력사와 직원용 시스템에 대한 접근권한 관리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금융정보는 일반 개인정보보다 피해 범위가 클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이름이나 연락처뿐 아니라 금융거래와 신용정보 등이 결합될 경우 보이스피싱이나 금융사기 같은 2차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가 금융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은행은 고객의 자산뿐 아니라 각종 개인정보와 금융거래 기록을 관리하는 기관인 만큼 보안사고가 반복되면 소비자의 불안이 커질 수 있다. 금융당국과 국회에서도 잇따른 사고의 원인과 재발 방지책을 점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은행권 해킹 사고는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넘어 AI 시대 금융 보안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금융회사들의 보안 관련 지출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AI 기반 위협 탐지 시스템, 이상거래 탐지, 접근권한 관리, 내부망 보안 강화 등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금융 IT와 사이버보안 관련 시장에는 새로운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반면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보안 비용 증가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금융서비스가 디지털화될수록 보호해야 할 시스템과 데이터가 늘어나기 때문에 보안 투자를 일회성 비용이 아니라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로 봐야 하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중장기적으로는 'AI로 공격하고 AI로 방어하는' 보안 경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AI가 취약점을 자동으로 찾아내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금융회사 역시 실시간으로 공격을 탐지하고 자동 대응하는 보안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권에서는 핵심 서버뿐 아니라 직원용 시스템, 외부 협력업체 시스템, 모바일 업무 플랫폼 등 전체 디지털 생태계를 하나의 보안 영역으로 관리하는 방식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결국 AI 확산은 금융산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사이버 공격의 속도와 규모도 키울 수 있다. 향후 금융산업의 경쟁력은 디지털 서비스의 편리성뿐 아니라 고객정보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지에 따라서도 좌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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