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45세에 가장 많이 벌고…16세·61세 이후 다시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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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생애 경제활동을 분석한 결과, 어린 시절에는 교육비 부담으로 적자를 기록하다가 성인이 된 뒤 흑자로 전환되고, 은퇴 이후에는 의료비와 소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다시 적자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5세는 노동소득에서 소비를 뺀 금액이 가장 큰 시기로 조사됐다. 반면 대학 입시 등을 앞둔 16세에는 교육비 지출 등의 영향으로 생애주기상 가장 큰 적자가 발생했다.
국가데이터처가 17일 공개한 '2024년 국민이전계정'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인당 생애주기는 크게 적자→흑자→적자의 구조로 나타났다.
어린 시절에는 일을 하지 않거나 노동소득이 거의 없는 반면 교육과 생활에 필요한 소비가 발생하기 때문에 적자가 발생한다. 0세부터 27세까지는 소비가 노동소득보다 많은 상태가 이어졌다.
가장 큰 적자가 발생한 연령은 16세였다. 이 시기의 1인당 생애주기 적자는 약 4천604만원으로 집계됐다.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시기인 만큼 교육과 관련한 지출 등이 적자 규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8세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노동소득이 소비를 웃돌면서 흑자 구간에 진입했고, 이 흐름은 60세까지 이어졌다.
가장 큰 흑자를 기록한 나이는 45세였다. 이때 1인당 노동소득은 약 4천651만원으로 집계됐으며, 소비를 제외한 생애주기 흑자는 약 1천932만원이었다.
하지만 61세부터는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은퇴 등을 이유로 노동소득이 줄어드는 반면 소비는 계속되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가 많아질수록 의료비 등과 관련된 지출이 증가하면서 적자 규모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과거와 비교하면 적자로 전환되는 시점은 늦어졌다. 2010년에는 56세부터 다시 적자에 들어갔지만 2024년에는 61세로 5년 늦춰졌다.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가 증가하면서 은퇴 이후에도 노동소득을 얻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도 통계에서 뚜렷하게 확인됐다.
2024년 노년층의 생애주기 적자는 약 188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유년층의 적자 규모인 약 186조2천억원보다 많았다.
노년층의 적자가 유년층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처음이다.
소비에서도 고령층의 비중이 커졌다. 2024년 전체 소비 가운데 노년층이 차지하는 비율은 17.5%로 전년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노년층의 소비 자체도 전년보다 8.1% 증가해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국가데이터처는 고령층의 노동소득 증가와 자산소득 등에 따른 소비 여력 확대, 그리고 고령인구 자체가 증가한 점을 주요 요인으로 설명했다.
반면 노동연령층에서는 상대적으로 큰 흑자가 발생했다.
15~64세 노동연령층의 흑자는 약 155조원으로 전년보다 13.7% 증가했다. 이들이 벌어들인 소득 가운데 상당 부분은 유년층과 노년층을 지원하는 형태로 이전됐다.
2024년 노동연령층에서 순유출된 자원은 약 344조9천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유년층으로 약 185조9천억원, 노년층으로 약 148조3천억원이 이전됐다.
공공부문을 통한 이전뿐만 아니라 가구 안에서 이뤄지는 지원과 상속·증여 등 민간 이전도 세대 간 자원 이동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2024년 한국인의 생애주기 적자 규모는 약 220조1천억원이었다. 전년보다 7조3천억원 감소했다.
소비는 전년보다 3.4% 증가한 약 1천509조8천억원이었지만 노동소득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전체 생애주기 적자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소득은 전년보다 4.6% 늘어난 약 1천289조7천억원이었다. 임금소득은 4.7%, 자영업자의 노동소득은 2.6% 각각 증가했다.
이번 통계는 한국 사회의 경제적 부담이 단순히 '젊은 세대가 노년층을 부양한다'는 구조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점도 보여준다. 교육비 부담으로 어린 세대의 적자가 발생하고, 노동연령층이 흑자를 통해 세대 간 자원을 이전하는 한편,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노년층의 소비와 의료 관련 지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통계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노년층의 적자 규모가 처음으로 유년층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고령인구가 계속 증가하면 의료·요양·돌봄 등에 필요한 사회적 지출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정부의 복지지출뿐 아니라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등 사회보장제도의 재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동시에 노동연령인구가 감소하면 세대 간 이전을 담당하는 경제활동인구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따라서 향후 한국경제에서는 단순히 고령층의 소비 증가뿐 아니라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세대 간 소득 이전 구조의 변화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교육비 역시 중요한 변수다. 청소년기, 특히 입시를 앞둔 시기에 발생하는 높은 소비 부담은 가계의 교육비 지출과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교육비 부담이 완화되면 가계의 생애주기별 자원 배분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반면 고령층의 경제활동이 계속 확대될 경우 은퇴 이후 적자 전환 시점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적자 재진입 연령은 2010년 56세에서 2024년 61세로 늦춰졌다.
향후 한국경제의 핵심 과제는 얼마나 오래 일할 수 있는가, 고령층의 의료·돌봄 비용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가, 줄어드는 노동연령인구가 늘어나는 부양 부담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통계는 한국인의 경제생활이 평생 동안 한 번만 흑자를 내는 구조가 아니라, 교육비가 집중되는 청년 이전과 의료·소비 지출이 커지는 노년기에 각각 적자가 발생하고 그 사이 노동기간에 발생한 흑자가 이를 보완하는 구조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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