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14일부터 애프터마켓 운영…퇴근 후에도 국내주식 실시간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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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가 오는 14일부터 정규장이 끝난 뒤에도 국내 주식을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는 애프터마켓을 운영한다. 직장인 등 정규 거래시간에 투자하기 어려웠던 투자자들의 거래 선택지가 넓어지는 동시에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와의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새로운 애프터마켓은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열린다. 정규장인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거래가 끝난 뒤 시간외 종가 매매를 거쳐 애프터마켓으로 이어지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기존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운영되던 시간외 단일가 매매는 폐지된다. 기존 방식은 일정 시간 동안 주문을 모아 하나의 가격으로 체결했지만, 애프터마켓에서는 정규장과 마찬가지로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실시간 체결된다.
거래할 수 있는 종목도 크게 늘어난다. 현재 넥스트레이드의 애프터마켓에서는 약 600개 종목이 거래되고 있지만, 한국거래소 애프터마켓에서는 투자경고 종목이나 정리매매 종목 등 일부 관리 종목을 제외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주식 대부분이 대상이다.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 종목은 약 2천766개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저녁 시간에 선택할 수 있는 종목의 폭이 상당히 넓어질 수 있다.
다만 ETF와 ETN은 애프터마켓 거래 대상에서 제외된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ETF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편의성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녁 시간대에는 정규장보다 거래량이 적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문 방식도 제한된다. 애프터마켓에서는 지정가와 최우선지정가, 최유리지정가 주문만 허용되며 시장가 주문은 이용할 수 없다. 급격한 가격 변동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한국거래소의 애프터마켓 출범으로 넥스트레이드와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넥스트레이드는 이미 오전 프리마켓과 오후 애프터마켓을 운영하면서 정규장 이외의 주식 거래 시장을 확대해 왔다.
특히 넥스트레이드가 오후 3시 4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애프터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같은 시간대에 두 거래시장이 경쟁하게 된다.
한국거래소는 거래 가능한 종목 수를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고, 넥스트레이드는 상대적으로 낮은 거래 수수료와 이미 운영 중인 프리마켓을 경쟁력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증권사들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참여 의사를 조사한 결과 약 50개 증권회원 가운데 38개사가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증권사의 시장 점유율은 95%를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특정 거래시장을 직접 선택할 수도 있다. 별도로 시장을 지정하지 않는 경우에는 증권사가 최선집행 기준에 따라 체결 가능성과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자에게 유리한 시장으로 주문을 제출하게 된다.
애프터마켓의 확대는 국내외에서 장 마감 이후 발생하는 정보를 주가에 보다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해외 증시 움직임이나 기업 관련 뉴스가 저녁 시간에 발생하더라도 다음 날 정규장 개장까지 기다리지 않고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거래시간이 늘어난다고 해서 국내 증시 전체 거래대금이 단기간에 크게 증가할지는 미지수다. 기관투자자들의 애프터마켓 활용도가 아직 높지 않은 데다, 이미 넥스트레이드가 저녁 거래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초기에는 정규장에서 거래하지 못한 투자자나 장 마감 후 발생한 해외 변수에 대응하려는 투자자들이 애프터마켓을 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앞으로 글로벌 거래소의 거래시간 확대 추세를 살펴보면서 거래시간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프리마켓까지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24시간에 가까운 거래체계를 구축할 경우 국내 주식시장의 거래 구조 자체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이번 애프터마켓 개장은 단순히 주식 거래시간을 늘리는 것을 넘어 국내 자본시장의 거래 인프라가 경쟁 체제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첫째, 직장인과 해외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이 높아질 수 있다. 정규장 시간에 거래하기 어려운 개인투자자도 퇴근 후 국내 주식을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되면서 투자 편의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둘째, 장 마감 이후 발생하는 글로벌 증시 움직임과 기업 관련 뉴스가 다음 날까지 기다리지 않고 국내 주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가격 발견 기능을 강화하고 다음 날 시초가에서 발생하는 급격한 가격 조정 부담을 일부 줄이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간 경쟁이 투자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수수료, 체결 속도, 거래 가능한 종목, 주문 방식 등을 둘러싼 경쟁이 심해질수록 증권사와 거래소의 서비스 개선 압력도 커질 수 있다.
다만 거래시간 확대가 곧바로 투자수익률 개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저녁 시간대에는 정규장보다 유동성이 낮아질 수 있고, 시장가 주문도 제한된다. 해외 변수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만큼 오히려 개인투자자의 단기 매매가 늘어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향후 한국거래소가 프리마켓까지 거래시간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24시간에 가까운 거래체계를 구축한다면 국내 증시는 미국 등 글로벌 시장과 더욱 밀접하게 연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거래시간이 길어질수록 투자자 피로도와 과도한 단기매매, 야간 변동성 확대 등 새로운 위험요인에 대한 관리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결국 이번 애프터마켓 출범의 핵심은 '더 오래 거래할 수 있다'는 것보다 국내 주식시장이 거래소 간 경쟁과 글로벌 시장 연계를 강화하는 단계로 들어섰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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