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821조원 역대 최대 예산 편성…AI·반도체·청년에 집중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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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인 820조9천억원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고 인공지능(AI), 반도체, 미래 전략산업과 청년 지원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기로 했다. 최근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적극적인 성장 투자로 연결해 하락하는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2027년도 예산안을 심의했다. 이번 예산안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편성 전 과정을 주도한 본예산으로, 세수 증가와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바탕으로 투자 재원을 마련했다.
정부의 핵심 목표는 단기적인 경기 회복을 넘어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올해 반도체 경기 회복에 힘입어 경제성장률이 3%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생산성 둔화 등 구조적인 문제로 잠재성장률은 계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반도체 경기 호조로 늘어난 소득세와 법인세 수입을 미래 성장 분야에 집중 투입하는 방식으로 재정과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경제 성장으로 세수가 늘어나고, 이를 다시 미래 산업과 생산성 향상에 투자하는 성장 주도형 재정 정책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내년도 국세수입은 584조4천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정부는 확보된 재정 여력과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미래 산업과 지역 성장, 청년 지원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정부는 교육재정교부금 산정 방식도 손질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경제 여건 변화를 반영해 기존 제도를 개편하면서 재정 지출 구조를 조정하고, 이를 미래 성장 분야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내년도 예산의 주요 투자 분야는 크게 다섯 가지로 구성됐다. 3대 메가프로젝트와 AI 분야에 21조3천억원을 투입하고, 미래 성장엔진 확충에는 62조8천억원을 배정했다. 청년 성장 단계별 지원에는 43조3천억원, 양극화 대응과 포용 성장에는 117조1천억원, 국민 안전과 평화 분야에는 38조3천억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3대 핵심 프로젝트로 선정하고 지원 규모를 올해보다 두 배 가까이 확대했다.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별도의 특별회계를 마련하고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반도체 이후 한국 경제를 이끌 새로운 성장산업 육성에도 속도를 낸다. 우주항공과 바이오, 미래 모빌리티, 원자력, 방위산업 등 첨단 전략산업을 집중 육성해 새로운 수출 산업과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지역 균형 발전과 소득 양극화 대응에도 예산을 대폭 늘렸다. 정부는 권역별 성장 거점을 육성하고 지방에 대규모 기업 투자를 유치하는 한편, 청년들이 지역에서도 교육과 일자리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한다.
지방 국립대 신입생의 등록금 지원도 추진된다. 청년 인구가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현상을 완화하고 지방 대학과 지역 경제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복지 정책의 기준이 되는 기준 중위소득도 큰 폭으로 인상된다. 저소득층 지원 기준을 현실화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예산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분야 중 하나는 청년 지원이다. 정부는 청년을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니라 미래 경제의 생산성과 성장 잠재력을 결정하는 핵심 세대로 보고 교육부터 취업, 창업, 자산 형성, 주거, 결혼과 출산, 문화생활까지 생애 전반에 걸친 지원 정책을 확대하기로 했다.
청년 지원 예산은 올해보다 절반 이상 증가한 40조원대 규모로 편성됐다. 특히 청년 자산 형성을 돕는 청년미래적금의 가입 문턱을 낮추고, 지방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청년에게는 정부 지원 혜택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소득 수준에 따라 청년 지원 대상을 지나치게 제한하기보다는 더 폭넓게 지원하되 경제적으로 어려운 청년에게는 혜택을 더욱 두텁게 제공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결혼과 출산 지원 방식도 변화한다. 기존의 세액공제 중심 정책에서 현금성 재정 지원으로 무게중심을 옮겨 실제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한다.
정부는 혼인 신고를 한 부부에게 일회성 지원금을 지급하고, 출산과 입양 이후 지급되는 각종 지원 제도를 통합해 새로운 방식의 양육 지원금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번 예산안은 단순히 재정 지출 규모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반도체 호황으로 확보한 세수를 미래 산업과 청년 세대에 집중 투자한다는 점에서 기존 예산 정책과 차이를 보인다. 단기 경기 부양보다 잠재성장률을 높이고 경제 구조 자체를 바꾸는 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대규모 예산 투자는 단기적으로 경기 활성화와 내수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정부 지출이 AI와 반도체, 첨단산업, 지역 투자로 이어질 경우 민간 기업의 투자 확대와 고용 창출을 유도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인 잠재성장률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이 필수적인 만큼 AI와 첨단 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는 중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청년 지원 확대 역시 경제적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청년층의 자산 형성과 취업, 주거 불안을 완화하면 소비 여력과 경제활동 참여가 늘어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결혼과 출산 감소 문제를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역대 최대 규모의 재정 지출이 실제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집행 효율성에 달려 있다. 반도체 경기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경우 재정 건전성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AI와 첨단산업 투자 역시 단순한 정부 지원을 넘어 민간 기술 경쟁력과 글로벌 시장 진출로 연결돼야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 대규모 재정 투자가 단기적인 경기 부양에 머무르지 않고 생산성 향상과 새로운 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한국 경제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예산안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을 벗어날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정부의 대규모 재정 투자와 민간의 기술 혁신이 결합할 경우 잠재성장률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지만, 투자 효율성과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국가채무 부담만 커질 가능성도 있어 정책 성과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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