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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전월세 안심신탁’ 추진…월세 부담 낮추고 전세 사기 위험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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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고영미 기자    조회Hit 90   작성일2026-08-20 15: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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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임대차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민간의 월세 주택을 공공 전세 형태로 전환하는 ‘전월세 안심신탁’ 사업을 추진한다. 공공기관이 세입자의 전세금을 맡아 관리하고 운용 수익을 임대인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임차인은 월세 부담을 낮추고 임대인은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토교통부는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의 후속 조치로 전월세 안심신탁 사업을 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사업에 참여하는 임대인과 임차인, 공공 전월세안정화기구가 3자 계약을 체결하면 임차인은 전세금을 공공기관에 맡기게 된다. 공공기관은 예치된 자금을 운용해 발생한 수익을 임대인에게 매월 지급한다. 전세금의 예치와 운용, 계약 종료 후 반환 등의 업무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담당할 예정이다.


    이 방식이 정착되면 임차인은 매달 월세를 내는 대신 전세 형태로 거주할 수 있고, 임대인은 세입자로부터 받은 전세금을 직접 운용하지 않고도 월세에 가까운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 정부는 전세금이 공공기관을 통해 관리되는 만큼 전세 사기나 보증금 미반환 위험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이 같은 제도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임대차 시장의 ‘전세의 월세화’가 있다. 전세 사기 이후 세입자들의 전세 기피 현상이 커진 데다 임대인 역시 공실과 월세 연체 등을 우려하면서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2021년 4.1%에서 올해 5월 4.7%로 상승했다. 지방 아파트 역시 같은 기간 4.8%에서 5.7%로 높아졌다. 전월세 전환율이 높아질수록 전세보다 월세를 선택할 때 세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커질 수 있다.


    정부는 실제 사례를 통해 제도의 효과를 설명했다.


    서울 연립·다세대 주택의 가격이 3억원이고 전세금이 2억원, 월세로 전환할 경우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4만원인 주택을 가정했다. 세입자가 전세금의 80%인 1억6000만원을 대출받는다면 연 3.97% 금리를 적용할 경우 월 이자 부담은 약 53만원으로 계산된다. 기존 월세 74만원보다 매달 약 20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세금반환보증과 전세대출보증에 별도로 가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연간 약 34만원의 보증료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임대인에게도 장점이 있다. 기존 방식에서는 월세를 받는 대신 공실이나 임대료 연체 등의 위험을 부담해야 하지만, 안심신탁에 참여하면 약정된 수익률에 따라 안정적인 수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예치된 전세금을 주택공급활성화펀드 등을 통해 운용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을 임대인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예시에서는 수익률 4.35%를 적용할 경우 임대인이 매월 약 73만원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제시됐다.


    사업 대상은 우선 시세 20억원 이하 주택이다. 지역과 주택 유형에는 별도의 제한을 두지 않을 예정이며, 위반건축물 여부와 전세금의 적정성 등을 심사해 대상 주택을 선정한다.


    올해는 LH 매입임대주택 가운데 약 500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9월 모집 공고를 시작으로 10월 신청을 받고, 11월 3자 계약과 전세금 예치 절차를 거쳐 연말부터 입주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사업이 시장에 얼마나 확산될지는 임대인의 참여 여부에 달려 있다.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제도가 아니라 임대인과 임차인이 자발적으로 신청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세금을 활용해 주택을 추가로 매입하거나 금융상품 등에 투자하려는 임대인에게는 기존 전세 계약보다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반면 공실이나 월세 연체에 대한 걱정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임대인에게는 참여 유인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전세금 운용 과정에서 투자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임차인의 전세금과 임대인에게 지급하는 월 수익은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실제 약정 조건과 수익률 등 구체적인 내용은 9월 말 사업 공고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전월세 안심신탁은 단순한 공공임대 확대 정책과 달리 민간 임대주택의 자금 구조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월세 부담 완화다. 전세를 선호하지만 전세 사기와 보증금 미반환을 걱정하는 세입자에게 공공기관이 보증금을 관리하는 새로운 선택지가 생기면 전세 수요를 일정 부분 회복시키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월세 비중이 빠르게 높아질 경우 가계의 고정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소비 여력이 감소할 수 있는데, 안심신탁이 실제로 월세보다 낮은 비용으로 전세 거주를 가능하게 한다면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임대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제도가 활성화되면 임대인은 전세보증금을 직접 운용하지 않고도 일정한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월세를 선호했던 일부 집주인이 다시 전세 공급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전세 물량 감소와 월세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제도의 성패는 실제 수익률과 정부의 보장 범위가 얼마나 신뢰를 얻느냐에 달려 있다. 임대인이 민간 월세에서 얻는 수익보다 안심신탁의 약정 수익이 낮다면 참여할 이유가 약해지고, 반대로 정부가 높은 수익률을 보장할 경우 운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결국 공공부문이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전세금 운용 규모가 커질수록 금융시장과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다. 공공기관이 막대한 전세금을 모아 운용하게 되면 자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에 따라 채권·부동산 금융시장 등에 새로운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향후에는 월세 상승세가 둔화되는지, 실제 임대인의 참여율이 얼마나 되는지, 전세 사기 예방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가 핵심적인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결국 전월세 안심신탁은 전세와 월세 가운데 하나를 강제적으로 선택하게 하는 정책이라기보다, 전세의 안전성을 높이면서 임대인에게는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해 전세 공급을 되살리려는 정책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시범사업 규모가 500가구에 그치는 만큼 단기간에 서울 전체 임대차 시장을 바꾸기는 어렵고, 향후 사업 결과에 따라 공급 규모와 대상이 확대될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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