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취업문 더 좁아졌다…AI·디지털 중심으로 채용 방식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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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은행권 취업문이 지난해보다 더욱 좁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금융거래가 일상화되면서 전통적인 창구 업무를 담당할 인력 수요가 감소한 데다, 은행들이 인공지능(AI)과 디지털 등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선별적으로 채용하는 방향으로 인력 운용 전략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올해 상반기 공개채용을 통해 선발한 신입 행원은 모두 48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595명과 비교하면 약 110명 감소한 규모다.
하반기에도 채용 규모가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하반기 4대 은행의 신입 행원 채용 인원은 총 595명이었지만, 올해는 400명대 후반에서 500명대 초반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거론된다.
NH농협은행은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하반기에 채용을 집중하는 방식을 이어가고 있다. 농협은행은 2024년 하반기 580명, 지난해 하반기 565명의 신입 행원을 채용했다. 올해는 이달 초부터 120명 규모의 신입 행원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추가 채용 여부와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은행권 취업 경쟁이 치열해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높은 임금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4대 시중은행 직원의 1인당 평균 급여는 약 7천15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넘게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삼성전자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로 집계된 6천300만원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높은 처우 때문에 은행 채용설명회에는 취업준비생들이 몰리고 있지만 정작 은행들은 과거와 같은 대규모 신입 공채를 유지할 필요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모바일과 인터넷을 통한 금융거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은행 영업점에서 처리하던 단순 업무가 크게 감소한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오프라인 지점 수 역시 과거처럼 확대되지 않고 있어 자연스럽게 창구 인력에 대한 수요도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은행의 채용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많은 인원을 한꺼번에 뽑아 현장에 배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AI, 데이터, IT, 플랫폼 개발 등 향후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분야에 필요한 인력을 선별하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디지털 금융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ICT 분야에서 IT와 AI·플랫폼 개발 인력을 별도로 선발하고 있다. 해당 직군은 일반적인 서류 심사뿐 아니라 코딩 테스트와 면접 등을 거쳐야 해 관련 분야의 실무 역량이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한다.
하나은행 역시 AI와 데이터 분석, 디지털 신기술 분야의 전문 인력 확보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부터 관련 경력 정규직 채용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군 장교 출신 인재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채용 전형도 마련했다.
은행권의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신입 채용 인원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금융회사들이 AI를 활용한 고객 상담과 자산관리, 이상거래 탐지, 신용평가, 금융상품 개발 등을 확대할수록 기존의 전통적인 은행 업무와 필요한 인력의 성격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취업준비생들에게도 상당한 변화를 의미한다. 과거에는 금융 관련 자격증과 필기시험, 면접 준비가 은행 취업의 핵심이었다면 앞으로는 데이터 분석이나 프로그래밍, AI 활용 능력 등 특정 직무에 필요한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 경제 측면에서는 은행권의 채용 감소가 단기적으로 청년 고용시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일자리와 높은 임금을 제공하는 금융권의 신규 채용이 줄어들면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
반면 장기적으로는 금융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은행들이 단순 반복 업무 인력을 줄이는 대신 AI·디지털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 금융 서비스의 자동화와 고도화가 빨라지고, 새로운 금융 서비스와 관련된 전문직 수요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은행권 고용시장은 '채용 인원'보다 '어떤 인재를 채용하느냐'가 더욱 중요한 시장으로 바뀔 전망이다. AI와 디지털 전환이 계속될수록 전통적인 은행원의 역할은 줄어드는 반면 금융과 IT를 동시에 이해하는 융합형 인재의 가치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은행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들에게는 단순히 은행 입사를 목표로 하기보다 AI·데이터·디지털 금융 등 변화하는 금융산업의 핵심 분야에서 자신만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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