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금융가, 낡은 사옥 바꾸고 상업시설 확대…업무·주거 복합개발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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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금융가에서 노후 사옥을 재건축하거나 기존 건물의 저층부를 상업시설로 바꾸는 개발 사업이 잇따르고 있다. 신축 오피스 빌딩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업무공간에 음식점과 카페를 결합하고, 주거 기능까지 더해 건물의 활용도와 임대수익을 높이려는 움직임이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씨티플라자 빌딩은 최근 증축 및 대수선 공사에 착수했다. 1993년 준공된 지하 4층~지상 14층 규모의 업무시설로, 승강기를 교체하고 공용공간과 화장실, 출입구 등을 개선하고 있다. 건물 자산관리를 맡은 존스랑라살(JLL)은 입주사에 보낸 공문을 통해 환경개선 공사가 2027년 3월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고 안내했다.
씨티플라자는 지난해 4분기 글로벌 투자회사 PAG가 참여한 페트라빌자산운용 측에 매각됐다. 거래가격은 1350억원으로, 부동산 컨설팅업체 젠스타메이트가 집계한 연면적 기준 3.3㎡당 거래가격은 3003만원이다. 해당 건물은 과거에도 1~3층을 상업시설로 활용하기 위해 증축과 리모델링을 진행한 바 있다.
인근 원센티널도 저층부 상업시설을 확대해 건물의 수익성을 높인 사례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옛 신한금융투자타워를 리모델링하면서 기존 1층 일부에 자리했던 상업시설을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확장했다. 연면적도 기존 6만9974㎡에서 7만637㎡로 늘렸다. 음식점과 카페 등을 유치해 직장인과 방문객의 이용을 유도하고, 업무시설 외의 임대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노후 사옥을 철거하고 업무·상업·주거 기능을 결합한 건물로 재개발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옛 한진해운·유수홀딩스 본사 부지에는 DL이앤씨가 시공하는 ‘아크로 여의도 더원’이 들어선다. 약 3300억원에 매입된 부지의 기존 지상 20층 사옥을 철거하고 지하 7층~지상 29층, 연면적 약 8만5189㎡ 규모의 복합건물을 조성하고 있다.
계획에 따르면 지상 1~2층에는 상업시설, 3층에는 오피스, 4~29층에는 주거형 오피스텔 492실이 들어선다. 해당 건물은 2026년 11월 준공, 12월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래된 금융 사옥을 새로운 업무시설로 탈바꿈하는 사업도 이어지고 있다. 1983년 준공된 옛 메리츠화재 사옥은 동원건설산업이 지상 19층 규모의 업무시설로 재건축하고 있다. 1979년 지어진 키움파이낸스스퀘어 역시 SK에코플랜트가 지하 7층~지상 28층, 연면적 약 5만4998㎡ 규모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25년 9월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한국화재보험협회 사옥도 지상 31층 규모의 금융업무시설 등으로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옛 미래에셋증권 사옥 부지에는 지하 8층~지상 31층 규모의 업무시설이 계획돼 있으며, 2026년 5월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완공 목표 시점은 2031년이다.
이러한 개발은 여의도의 상업 기능이 확대되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IFC몰과 더현대서울을 중심으로 쇼핑과 외식, 여가를 즐기려는 방문객이 늘면서 업무시설도 단순히 사무공간을 제공하는 데서 벗어나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IFC몰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1%, 방문객은 약 8% 증가했다.
서울시의 개발 규제 완화도 재정비 사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시는 2024년 11월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을 확정했다. 구역별 기준과 공공기여 등 관련 요건을 충족하면 용적률 1000% 이상의 고밀 개발이 가능하도록 해 노후 업무시설의 정비 여건을 마련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신축 빌딩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기존 사옥의 시설과 공간 구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면 재건축이 어려운 건물은 저층부를 상업시설로 전환하거나 공용공간을 개선해 임대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의도의 노후 사옥 재정비는 서울 도심 업무시설의 경쟁력을 높이고 부동산 자산의 활용 방식을 다변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기존 사옥을 현대화하면 기업은 개선된 업무환경을 확보할 수 있고, 건물주는 임차인 유치와 공실률 관리에 유리한 조건을 마련할 수 있다. 상업시설이 늘어나면 음식점과 카페, 생활서비스 업종의 매출과 고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업무·주거·상업시설을 결합한 복합개발은 직장인과 거주자의 생활 동선을 줄이고 지역 내 소비를 늘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여의도에 주거 기능이 확대되면 금융업 종사자와 인근 직장인의 주거 선택지가 넓어지고, 업무시간 이후에도 상권이 유지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개발이 활발해진다고 해서 모든 부동산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공사비와 금융비용 상승, 임차 수요 변화, 신규 공급에 따른 공실 위험은 사업성을 좌우하는 변수다. 상업시설이 지나치게 늘어날 경우 입지와 업종에 따라 임대료 경쟁이 심해질 수 있으며, 고밀 개발에 따른 교통 혼잡과 기반시설 부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향후 여의도 부동산시장은 노후 건물의 재정비와 신규 업무시설 공급, 상업시설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자산별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최신 설비와 쾌적한 업무환경, 편리한 교통, 차별화된 상업시설을 갖춘 건물은 임차인 확보에 유리할 수 있다. 반면 시설 개선이 늦어지거나 임대료가 시장 수준을 웃도는 건물은 공실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 여의도의 변화는 단순한 건물 교체를 넘어 금융중심지의 기능을 재편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향후 개발사업이 실제 임차 수요와 지역 상권의 성장으로 이어지는지, 높은 개발밀도에 따른 부담을 적절히 관리하는지가 여의도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결정할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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