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 연말 만료 앞두고 논쟁…집값 안정과 전월세 부담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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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지역에 적용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기한이 올해 말 만료될 예정인 가운데, 정부의 규제 연장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전월세 공급 감소와 주거비 부담을 고려해 지역별로 규제를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13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에 따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의 지정 기한은 오는 12월 31일까지다. 경기 지역 중에는 과천·광명·의왕·하남시와 성남시 분당·수정·중원구, 수원시 영통·장안·팔달구, 안양시 동안구, 용인시 수지구 등이 포함된다. 올해 7월 추가 지정된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의 지정 기한은 2027년 12월 31일까지다.
국토교통부는 연말까지 주택시장 상황을 살펴본 뒤 지정 연장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토지거래허가제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규제 연장 여부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집값 움직임에 따라 규제를 유지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규제 유지론의 주요 근거는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2% 상승했다. 이는 전주의 상승률인 0.09%보다 높아진 수치로, 서울 아파트값은 8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KB부동산 기준으로도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약 13.4%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을 거래할 때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주거용 주택을 취득하면 원칙적으로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투기성 거래와 단기적인 시세차익을 노린 매수를 억제하는 것이 제도의 주요 목적이다. 규제 유지론자들은 집값 상승 압력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규제를 해제하면 매수 수요가 다시 집중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실거주 의무가 전월세 시장의 공급을 제한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택을 매입한 사람이 직접 거주해야 하므로 해당 주택을 임대시장에 내놓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실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서울 전월세 매물은 1년 전보다 12.5% 감소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전세가격지수 역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9.92% 상승해 직전 1년간 상승률인 2.41%를 크게 웃돌았다.
서울 내부의 주택가격 흐름이 지역별로 엇갈린다는 점도 규제 조정론의 배경이다. 10월 첫째 주 강남구 아파트값은 0.34%, 서초구는 0.27%, 송파구는 0.19% 하락했다. 용산구도 0.01% 내렸다. 반면 강북구는 0.35%, 금천구는 0.34%, 관악구는 0.33%, 도봉구는 0.32% 상승했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일부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은 하락한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상승 폭이 확대된 것이다.
홍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강남 3구와 용산구의 주택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고 다른 지역에서도 상승 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발표된 주간 통계에서는 서울 전체의 상승률이 다시 높아져, 시장 상황을 어느 한 방향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모습이 나타났다.
정책 효과를 둘러싼 비판도 제기된다.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최병천 명지대 대학원 겸임교수는 토지거래허가제의 연장이 전월세 가격 상승과 서민의 주거비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규제가 실제 매매가격 안정에 얼마나 기여했는지와 임대시장에 미친 부작용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취지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연장 여부는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 매매시장뿐 아니라 임대시장, 가계 소비, 부동산 관련 산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규제가 연장되면 투기성 매수와 단기적인 거래 급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매수·매도 거래가 위축되고 임대시장에 공급되는 주택이 줄어들 경우 전월세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규제를 한꺼번에 해제하면 거래가 늘고 매물 공급이 확대될 수 있지만,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에서는 매매가격이 다시 상승할 위험도 있다. 따라서 규제 연장과 해제 가운데 어느 한쪽만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지역별 가격 흐름과 전월세 수급, 실제 거래량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정부가 중점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은 세 가지다. 첫째, 서울 전체의 평균 상승률뿐 아니라 자치구별 가격과 거래량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둘째, 실거주 의무가 임대주택 공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전월세 시장의 부담을 완화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셋째, 규제 변경이 발표되기 전후의 단기적인 가격 변동뿐 아니라 중장기적인 주거 안정 효과를 평가하는 것이다.
부동산시장의 안정은 매매가격 억제만으로 달성하기 어렵다. 주택 공급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임대차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며, 실수요자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는 정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 연말 규제 재검토 과정에서는 집값 안정이라는 목표와 무주택자·세입자의 주거 안정이라는 목표를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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