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자영업자…저소득층 연체율 10년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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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영업자들의 대출 상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소득이 낮은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10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금융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한 결과 올해 2분기 말 소득 하위 30%에 해당하는 저소득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2.13%**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 4분기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최고치는 2012년 1분기의 4.62%였다.
저소득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코로나19 충격 이후 한동안 1% 아래를 유지했지만 2023년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분기에는 2%를 넘어섰고, 올해 들어서도 높은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대출 규모도 증가했다. 저소득 자영업자의 올해 2분기 말 대출 잔액은 153조9천억원으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연체율뿐 아니라 실제 빚의 규모 역시 커지고 있는 셈이다.
소득 중간 구간에 해당하는 자영업자의 상황도 가볍지 않다. 소득 30~70% 구간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올해 2분기 말 **3.46%**로 전체 소득계층 가운데 가장 높았다. 다만 지난해 같은 시기의 3.84%와 올해 1분기의 3.64%보다는 낮아졌다.
고소득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58%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높아졌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소폭 낮아졌다.
연령별로 보면 40~50대 자영업자의 연체율이 **2.15%**로 가장 높았다. 30대 이하는 1.91%, 60대 이상은 1.78%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고령 자영업자의 대출 증가다. 60대 이상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올해 2분기 말 407조4천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19조7천억원 증가했으며, 2016년 2분기와 비교하면 약 4배 가까이 늘었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에서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22.3%에서 올해 37.1%까지 확대됐다. 반면 30대 이하와 40~50대의 대출 잔액은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다.
금리 역시 중요한 변수다. 한국은행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 등을 고려할 경우 자영업자의 대출 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하면 다중채무자의 연간 이자 부담이 약 1조1천억원, 1인당 약 67만원 증가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금리가 0.50%포인트 상승하면 부담 증가 규모는 약 2조2천억원, 1인당 134만원 수준으로 확대된다.
최근 한국은행은 자영업자 가운데 저소득·저신용에 해당하는 취약 차주의 부실 위험도 지적했다. 올해 2분기 말 취약 자영업자는 41만1천명으로 집계됐으며 이들이 보유한 대출은 119조2천억원이었다. 이들의 대출 연체율은 **12.71%**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기존 연체가 장기화되는 동시에 새로운 연체로 진입하는 자영업자도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금융지원뿐 아니라 채무조정과 사업 정리, 취업 및 재창업 등을 연계한 재기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자영업자 대출 부실 증가는 가계부채와 금융권 건전성, 내수 소비에 동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다.
특히 소득이 낮은 자영업자일수록 경기 변화나 비용 상승을 흡수할 여력이 작기 때문에 매출이 조금만 감소하거나 이자 비용이 증가해도 연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장기화되면 폐업 증가와 고용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자영업자가 사업을 정리하면서 임대료·인건비·재료비 등과 관련된 경제활동이 위축될 경우 지역 상권과 내수 소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고령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장기적으로 주목할 부분이다. 은퇴 이후에도 사업을 통해 소득을 마련해야 하는 고령층이 많아질 경우, 사업 부진과 대출 상환 부담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향후 가장 중요한 변수는 금리와 내수 경기, 자영업 매출 회복 여부다. 금리가 상승하거나 소비가 둔화될 경우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다.
반대로 금리 부담이 낮아지고 소비가 회복되면 연체율 상승세가 둔화될 여지도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단순히 대출 규모만 볼 것이 아니라 연체가 얼마나 장기화되는지, 신규 연체가 얼마나 발생하는지, 폐업과 재창업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결국 자영업자 금융 문제는 단순한 대출 문제가 아니라 소득·고용·소비·금융안정이 연결된 복합적인 경제 문제라는 점에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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