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에 밀린 월급…근로자 실질임금 석 달째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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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률이 임금 상승률을 웃돌면서 국내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이 석 달 연속 감소했다. 월급 자체는 늘었지만 물가가 더 빠르게 오르면서 근로자들이 체감하는 구매력은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27일 발표한 ‘7월 사업체 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지난 6월 341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의 341만4000원보다 0.1%, 금액으로는 2000원 감소했다.
실질임금은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실질임금이 3개월 이상 연속 감소한 것은 2023년 이후 처음이다.
2분기 전체로 보면 감소폭은 더욱 뚜렷했다. 올해 4~6월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337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약 2만8000원 줄었다.
반면 명목임금은 증가했다. 2분기 월평균 명목임금은 403만6000원으로 전년보다 2.1%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3.0%를 기록하면서 임금 상승분을 물가 상승분이 넘어섰다.
쉽게 말해 직장인의 통장에 들어오는 월급은 늘었지만, 그 월급으로 살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의 양은 오히려 줄었다는 의미다.
고용부는 현재의 높은 물가를 환율과 유가, 물가가 동시에 높은 이른바 ‘3고’ 상황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특히 물가 상승률이 2022년 이후 높은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임금 상승세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실질임금 감소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근로시간도 증가했다. 6월 근로자 1인당 월평균 근로시간은 157.6시간으로 1년 전보다 10.4시간 늘었다. 지난해보다 달력상 근로일수가 이틀 많았던 영향이 컸다.
고용 규모 자체는 증가했다. 7월 기준 1인 이상 사업체의 종사자는 2071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22만6000명, 1.1% 늘었다.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의 증가세가 두드러졌으며 금융·보험업과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도 종사자가 증가했다. 제조업과 건설업 역시 종사자 수가 소폭 늘었다.
문제는 실질임금 감소가 장기화될 경우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다. 소득보다 생활비가 빠르게 증가하면 가계는 외식이나 여행, 의류 같은 선택적 소비부터 줄이고 저축이나 투자 여력도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 경제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떨어지면 민간소비 회복이 지연되고, 내수 의존도가 높은 자영업자와 서비스업의 매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임금 인상 압력과 소비 부진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앞으로의 핵심 변수는 물가가 얼마나 빠르게 안정되느냐가 될 전망이다. 임금이 급격하게 오르지 않더라도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면 실질임금은 다시 플러스로 전환될 수 있다. 반대로 유가와 환율 상승이 장기화돼 물가 압력이 계속된다면 근로자의 실질 구매력 감소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 현재 경제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월급 인상률’이 아니라 물가를 감안한 실질소득이다. 명목임금이 증가하더라도 생활비가 더 빠르게 오르면 가계가 느끼는 경제적 여유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향후 경기 회복의 지속 여부를 판단할 때도 실질임금과 민간소비의 흐름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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