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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너스통장 잔액 70조원 육박…계좌는 그대로인데 빚만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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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고영미 기자    조회Hit 83   작성일2026-09-14 20: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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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이 올해 들어 6조원 넘게 증가하며 7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좌 수는 거의 늘지 않았지만 기존 이용자들이 빌려 쓰는 금액이 크게 늘어나면서 가계의 부채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금융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올해 7월 말 기준 69조728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63조6409억원과 비교하면 6조874억원, 약 9.6% 증가한 규모다. 여기서 말하는 잔액은 은행이 설정한 대출 한도가 아니라 실제 고객이 인출해 사용한 금액이다.


    반면 마이너스통장 계좌 수는 같은 기간 486만9319개에서 489만3636개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증가율은 0.5% 수준에 불과했다.


    결국 새로운 마이너스통장 이용자가 크게 늘어난 것이 아니라 기존 이용자들이 한 계좌에서 더 많은 돈을 빌린 것이 전체 잔액 증가를 이끈 셈이다.


    계좌당 평균 대출액도 증가했다. 지난해 말 약 1307만원이었던 계좌당 대출 잔액은 올해 7월 말 약 1425만원으로 높아졌다. 7개월 만에 평균적으로 약 118만원, 9%가량 늘어난 것이다.


    특히 마이너스통장 잔액 증가세는 올해 4월부터 7월 사이 집중됐다. 이 기간 증가한 금액은 약 5조7827억원으로 올해 7월까지 누적 증가분의 95%를 차지했다.


    주식시장이 크게 조정을 받은 7월에도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오히려 증가했다. 한 달 동안 약 1조1496억원이 늘면서 투자자들이 시장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차입을 통한 자금 조달을 이어갔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현재 마이너스통장 잔액 수준은 과거와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올해 7월 말 잔액은 2021년 말의 약 70조1814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충격 이후 초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됐다. 당시에는 낮은 대출금리를 활용해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가 사회적 현상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문제는 현재의 대출 여건이 당시와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은행권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는 2021년 말 연 3.94%에서 올해 7월 말 5.64%로 약 1.70%포인트 높아졌다. 대출 규모는 2021년 수준에 가까워졌지만 돈을 빌리는 비용은 당시보다 훨씬 높아진 것이다.


    예를 들어 1억원을 마이너스통장으로 사용하고 금리가 연 5.64%라면 단순 계산으로 연간 이자 부담은 약 564만원에 달한다. 실제 이자는 대출 기간과 금리 변동 등에 따라 달라지지만, 차입 규모가 커질수록 가계가 체감하는 부담도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


    최근 마이너스통장 증가에는 투자 목적의 자금 수요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역시 최근 금융시장 레버리지 투자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하면서 신용대출이나 보험약관대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해 투자하는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다만 모든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주식투자에 사용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생활비나 주택 관련 비용, 사업자금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너스통장 잔액 증가는 단순히 개인들의 대출이 늘었다는 의미를 넘어 가계의 소비 여력과 금융시장 안정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다.


    가계가 빚을 늘려 투자나 소비에 사용하는 경우 단기적으로는 경제활동을 뒷받침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대출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원금과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면 향후 소비를 줄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계좌 수보다 계좌당 대출액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일부 차주에게 부채가 집중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주식시장과의 연계성도 변수다. 빚을 내 투자한 사람이 주가 하락을 맞으면 손실뿐 아니라 대출 원리금까지 부담해야 한다. 손실이 커질 경우 보유자산을 매각하거나 추가로 돈을 빌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증시가 안정되고 소득 여건이 개선되면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빠르게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현재의 증가세가 곧바로 가계부채 위기로 이어진다고 판단하기보다는 차주의 상환 능력과 대출 목적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가장 중요한 변수는 금리와 주식시장 흐름, 그리고 가계소득의 회복 여부가 될 전망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기존 차주의 이자 부담은 완화될 수 있지만, 금리 하락이 투자심리를 다시 자극할 경우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을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가 재차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경기 회복이 지연된다면 가계가 빚을 상환하는 과정에서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당국 역시 단순히 신규 대출을 얼마나 늘렸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기존 차주들이 실제로 얼마나 돈을 빌려 쓰고 있는지, 소득 대비 원리금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등을 면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특히 마이너스통장은 필요할 때 언제든 돈을 꺼내 쓸 수 있다는 편리함 때문에 일반 신용대출보다 심리적인 부담이 작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인출한 금액에는 이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할 경우 일반적인 대출과 마찬가지로 상당한 금융비용이 발생한다.


    결국 이번 마이너스통장 잔액 증가가 한국경제에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새롭게 빚을 내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 아니라 기존 차주들이 더 많은 빚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출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계좌당 차입 규모가 계속 증가한다면 가계의 이자 부담이 소비를 제약하고 자산시장 변동성이 가계 재무건전성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향후에는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는지, 계좌당 대출액이 계속 증가하는지, 그리고 주식시장 레버리지 투자가 안정되는지를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자산시장 상승에 기대어 부채가 다시 확대되는 구조보다는 소득 증가와 생산적 투자 중심의 경제 성장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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