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AI 개발 늦추는 대신 안전 기술을 더 빠르게 발전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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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의 위험성을 이유로 기술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AI의 성능 발전과 안전성 확보를 서로 반대되는 개념으로 볼 것이 아니라, 기술 발전과 함께 안전 기술도 빠르게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황 CEO는 현지시간 28일 미국 뉴욕에서 한미 친선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로부터 밴 플리트상을 받은 뒤 진행된 대담과 기자간담회에서 AI 개발 속도 조절론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AI가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며 이른바 ‘책임 있는 낙관론’을 강조했다.
황 CEO가 특히 강조한 것은 AI의 성능과 안전성이 반드시 충돌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오류를 줄이고 신뢰도를 높이는 기술 역시 함께 발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초기 생성형 AI와 비교하면 최근 AI의 환각 현상이 상당히 줄어든 점을 사례로 들었다. AI가 더 정확한 답변을 제공하도록 만드는 기술 자체가 AI 역량의 발전과 안전성 향상을 동시에 가져온다는 것이다.
자동차 안전기술도 비슷한 사례로 제시했다. 자동차의 주행 성능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긴급제동장치와 에어백 등 안전장치도 함께 고도화된 것처럼 AI 역시 기술 발전과 안전성 확보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다는 논리다.
AI 개발을 늦춰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각 기업이나 개발자가 자체적으로 속도를 조절할 수는 있지만, 다른 기업이나 국가까지 일괄적으로 개발 속도를 낮추도록 요구할 필요는 없다는 취지의 발언도 내놨다.
오히려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 개발을 더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황 CEO의 주장이다. AI의 위험성을 강조하면서 개발을 제한하기보다 AI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술과 시스템을 만드는 데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AI 산업에 안전장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은 아니다. 황 CEO는 항공이나 자동차 산업처럼 AI 분야에서도 외부 전문가의 평가와 감사, 독립적인 검토 절차 등을 활용해 일정 수준 이상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 기업들이 먼저 기술적인 안전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국제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AI 기술이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만큼 안전 문제 역시 국제적인 기준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황 CEO는 AI에 대한 과도한 공포를 경계하면서도 개발 기업이 기술의 사회적 책임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동시에 나타냈다. AI가 인간처럼 살아 있는 존재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개발 과정에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AI 및 반도체 산업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한국이 첨단 기술을 소비하는 시장이면서 동시에 반도체 등 핵심 기술을 세계에 공급하는 제조 강국이라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특히 한국처럼 인구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국가도 AI와 자동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생산성을 높이고 기존의 인구 규모를 넘어서는 경제적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취지의 평가를 내놨다.
한국과 엔비디아의 협력 관계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협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황 CEO는 엔비디아가 한국과 오랜 기간 협력해 왔으며 앞으로도 협력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투자를 둘러싼 움직임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미국을 포함해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는 것은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한미 양국 기업의 상호 투자가 공급망 강화뿐 아니라 현지 일자리 창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가 양국 산업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발언은 AI 산업이 앞으로 ‘개발 속도’와 ‘안전성’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으로만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AI 기술을 계속 발전시키면서 동시에 위험을 감지하고 통제하는 기술도 함께 발전시키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될 수 있다.
다만 AI 안전성에 대한 사회적 논쟁이 단순히 기술 개발을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문제로 끝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AI가 실제 산업과 일상생활에 깊숙이 활용될수록 개인정보 보호, 허위정보, 사이버 보안, 자동화에 따른 고용 변화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한 별도의 관리체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젠슨 황 CEO의 발언은 한국 반도체 산업에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컴퓨팅 시장이 확대될수록 GPU뿐 아니라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전력·냉각장비 등 관련 산업의 수요도 함께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AI 산업의 성장세가 이어지면 국내 반도체 수출과 설비투자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다만 AI 산업이 성장한다고 해서 모든 관련 기업과 산업이 동일한 속도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AI 모델의 고도화와 데이터센터 확대 과정에서 전력 소비와 반도체 공급망, 데이터 보안 등의 문제가 새로운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AI 반도체 생산뿐 아니라 AI를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능력도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과 물류, 금융, 의료, 서비스업 등에 AI와 자동화를 결합하면 노동력 부족 문제를 보완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앞으로 AI 산업의 경쟁은 단순히 더 강력한 AI를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고 AI를 얼마나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AI 안전기술과 반도체, 데이터센터, 로봇, 자동화 산업이 서로 연결되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형성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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