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저성장에 밀리는 일본 경제…내년 GDP 세계 6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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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불렸던 일본이 장기간 이어진 저성장과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세계 경제 순위에서 추가로 밀려날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와 영국이 일본의 경제 규모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했다. 신흥국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일본은 경제 성장 동력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14일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IMF는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일본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4조3,419억달러, 내년에는 4조4,67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인도와 영국의 경제 규모가 더 빠르게 커지면서 일본은 내년 세계 GDP 순위에서 6위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다.
인도의 내년 GDP는 4조5,211억달러로 예상돼 세계 4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영국 역시 4조4,889억달러로 일본을 추월해 5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특히 영국이 일본을 앞서는 시점은 앞선 IMF 전망보다 2년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IMF는 인도의 GDP가 2031년 6조7,440억달러에 도달해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경제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구 규모와 내수시장 확대, 산업 발전 등이 인도의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일본은 장기간 이어진 낮은 성장률이 경제 규모 확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25년간 일본의 실질 GDP 연평균 성장률은 0.7%에 그쳤다. 같은 기간 중국은 8%, 인도는 6.3%를 기록했으며 미국은 2.1%, 영국은 1.6%, 독일은 1%로 일본을 웃돌았다.
엔화 약세도 일본의 달러 기준 경제 규모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GDP를 달러로 환산할 경우 자국 통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자국 내 생산과 소득이 크게 변하지 않더라도 국제 비교상 경제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본 경제의 순위 하락은 실제 성장 부진뿐 아니라 환율 변화의 영향도 함께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다만 명목 GDP 순위만으로 국민의 생활 수준이나 경제의 전반적인 경쟁력을 모두 판단하기는 어렵다. 환율과 물가 변동에 따라 달러 기준 경제 규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장기적인 성장 정체에서 벗어나려면 생산성 향상과 기업 투자 확대, 노동력 감소에 대한 대응 등 구조적인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의 경제 순위 하락과 인도의 부상은 아시아 경제의 중심축이 점차 다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도 시장이 성장하면 한국 기업에는 자동차와 전자제품, 반도체, 산업 설비, 소비재 분야에서 새로운 수출 기회가 생길 수 있다. 다만 글로벌 기업들의 인도 진출이 늘어나는 만큼 현지 시장에서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한국 기업과 경쟁하는 자동차·기계·전자 등 수출 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면 한국 소비자와 기업은 일본산 상품이나 부품을 상대적으로 유리한 가격에 구매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실제 영향은 원화와 엔화의 상대적인 움직임, 제품별 가격 정책, 기업의 생산 거점에 따라 달라진다.
일본의 장기 저성장은 한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고령화와 노동력 감소, 생산성 정체가 장기간 누적되면 경제 규모와 성장 잠재력이 약화할 수 있다. 한국 역시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신산업 투자와 기술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인도의 성장세가 실제 산업 경쟁력과 소비시장 확대로 이어지는지, 일본이 임금 상승과 투자 확대를 통해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지, 엔화 가치가 어떤 흐름을 보이는지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 일본과의 경쟁 관계를 관리하는 동시에 인도 등 신흥시장과의 경제 협력을 확대해 수출 시장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일본의 GDP 순위 하락은 단순한 국가별 순위 변화가 아니라 장기 성장률과 환율, 인구구조가 국가 경제의 위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경제도 단기적인 수출 실적뿐 아니라 생산성 향상과 미래 산업 육성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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