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실적 앞두고 반도체주 출렁…삼성전자·SK하이닉스 급락 후 낙폭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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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글로벌 반도체주가 다시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 초반 급락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25만7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전날보다 3% 넘게 하락하며 24만5천원까지 밀렸지만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전날 종가 수준까지 회복했다.
삼성전자는 전날에도 8.70% 급락했다. 불과 이틀 전까지 28만원대에 근접했던 주가가 단기간에 25만원대로 내려오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장 초반에는 약세가 두드러졌다. 한때 7% 가까이 하락하며 150만원대까지 밀렸지만 이후 낙폭을 빠르게 줄였고, 결국 전날보다 0.42% 오른 167만8천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국내 반도체 대형주의 변동성이 커진 배경에는 삼성전자가 발표한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3년간 90조~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액 자체는 역대 최대 수준이지만 시장에서는 기대했던 것보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 규모가 구체적이지 않다는 실망감이 나타났다.
주주환원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이라는 호재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황에서 실제 발표 내용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도 최근 대규모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했지만 삼성전자 주가 급락의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여기에 이날 SK하이닉스 생산직 노조의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된 것도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반도체주 약세가 나타났다.
미국 증시에서는 엔비디아가 2.91% 하락했고 TSMC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2.11%, 브로드컴은 2.63%, 마이크론은 5.83% 각각 떨어졌다. 이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70%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27일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위험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의 실적은 AI 투자 열기가 실제 기업 실적으로 얼마나 이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시장의 기대치가 이미 높은 만큼 매출과 이익이 시장 전망을 웃돌더라도 향후 성장 전망에 대한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주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필요한 반도체와 전력 비용 상승도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AI 산업의 성장으로 HBM 등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비용이 높아지고,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설비투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기술주에는 부담이다. 금리가 높아질수록 미래 성장성을 기반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기술기업의 밸류에이션에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반도체주의 하락을 장기적인 업황 악화의 신호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여전히 견조한 만큼, 엔비디아의 실적이 시장 기대를 충족할 경우 최근의 조정이 단기적인 변동성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두 종목의 움직임이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실제 이날 장 초반 4% 넘게 하락했던 코스피는 반도체 대형주가 낙폭을 줄이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국 경제 측면에서도 반도체 업황은 매우 중요한 변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은 수출과 기업 투자, 관련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대로 반도체 가격이나 AI 투자 사이클이 예상보다 둔화하면 수출과 증시, 기업 투자심리가 동시에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향후 국내 반도체주의 방향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변수는 엔비디아 실적과 함께 AI 투자의 지속 가능성이다. 엔비디아가 시장의 높은 기대를 넘어서는 실적과 전망을 제시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긍정적인 투자심리가 확산될 수 있다.
반대로 엔비디아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빅테크들이 AI 관련 투자를 줄일 조짐을 보인다면 국내 반도체주 역시 추가적인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미국 금리와 유가 등 거시경제 변수까지 악화될 경우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결국 현재 반도체 시장은 ‘AI 호황이 끝났느냐’보다는 ‘이미 높아진 기대치를 실제 실적이 얼마나 충족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국면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27일 공개될 엔비디아 실적이 글로벌 반도체주가 최근 조정을 딛고 반등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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