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안 한 달, 강남은 급매 쌓이고 강북은 신고가…서울 집값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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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이 지역과 가격대에 따라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 시장에서는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을 우려한 급매물이 늘고 거래가 위축된 반면, 강북과 비강남 중저가 아파트 시장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등 온도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세제개편안에는 고가 주택 보유자와 장기 보유자의 세 부담을 높이는 방안이 담기면서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증가하는 분위기다. 특히 다주택자뿐 아니라 장기간 한 채를 보유해온 1주택자들도 향후 세금 부담 증가 가능성을 우려하며 매도를 고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압구정과 반포 등 대표적인 초고가 아파트 단지에서는 직전 최고가보다 수십억원 낮은 가격의 급매물이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세제개편안의 최종 확정 여부와 향후 보유세 부담 수준을 가늠하기 어려워 매수자 역시 관망세를 보이면서 거래는 좀처럼 성사되지 않는 모습이다.
집을 팔려는 사람은 늘었지만 사려는 사람이 줄면서 매물만 쌓이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전체 아파트 매물은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증가했고,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의 매물 비중이 서울 전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권의 장기 보유 1주택자들은 매도 결정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랜 기간 보유한 주택의 가격이 크게 올라 양도차익이 커진 경우 세금 부담이 상당할 수 있고, 기존 주택을 처분한 뒤 서울 내 다른 주택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취득세와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반면 강북과 비강남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 시장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대출 활용이 가능한 가격대의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급 부족과 전세 매물 감소 우려까지 겹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계속되고 있다.
노원·도봉·강북구 등 이른바 ‘노도강’ 지역을 비롯해 성북, 중랑, 서대문, 강서구 등의 아파트값 상승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와 고가 주택 세 부담 확대가 오히려 중저가 주택으로 수요를 이동시키는 풍선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노후 아파트 단지에서는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매도자들이 이전 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신고가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실수요자들은 상대적으로 대출이 가능한 가격대의 주택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매물 부족으로 원하는 가격에 집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고가 주택에 대한 세 부담을 높이고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 특정 지역과 초고가 주택에 집중된 투자 수요가 분산돼 전체 주택시장 안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는 강남 초고가 주택의 거래만 위축되는 반면 비강남 중저가 주택 가격은 오르는 이중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정부가 내놓을 세제개편 수정안과 국회의 입법 논의가 서울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제 부담의 구체적인 수준과 적용 대상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거래량 감소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현상은 부동산 세제 강화가 반드시 전체 집값 하락으로 직결되지는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을 높일 경우 해당 시장의 거래는 위축될 수 있지만, 투자와 실수요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면 비강남과 중저가 주택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서울의 주택 공급 부족과 전세시장 불안이 지속될 경우 세제 규제만으로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가 주택 시장에서는 거래 절벽과 가격 조정 가능성이 커지는 반면, 대출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저가 주택은 수요가 집중되면서 지역 간 가격 격차가 더욱 복잡한 형태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향후 시장 안정의 핵심은 세제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공급 확대 여부가 될 전망이다. 세금 부담이 급격히 바뀌거나 정책 방향이 자주 수정될 경우 시장 참여자들의 관망세가 길어져 거래 절벽이 심화될 수 있다. 반대로 실수요자가 체감할 수 있는 주택 공급 확대와 지역별 상황을 고려한 세제 정책이 병행된다면 서울 주택시장의 가격 불안과 지역별 양극화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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